2010년 5월 말 새벽 단둥서 배 타고 압록강 건너 신의주쪽 강변에 도착
마대 12개 풀어 바람에 날려… 어제 송환된 6명 중 일부도 선교 목적으로 입북 가능성

북한 선교 단체 회원들이 2010년 5월 말 중국 단둥(丹東)에서 배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 북한 신의주에 잠입, 대북 전단 20만장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들은 25일 판문점을 통해 북에서 송환된 우리 국민 6명 중 일부도 선교 또는 전단 살포 등 활동을 위해 밀입북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 선교 단체 회원인 A씨는 25일 "탈북자 등 단체 회원 4명, 현지 중국인 2명 등 총 6명이 단둥에서 밀수 배를 빌려 북한 신의주에 들어가 전단을 뿌린 적이 있다"고 했다.

A씨는 "일주일간 전단을 뿌릴 적당한 장소와 경비대 순찰 시간 등을 조사한 뒤 5월 말 새벽 노를 저어 폭 200m의 압록강을 건너갔다"며 "신의주 쪽 강변에 도착한 후 높은 곳에 올라가 전단 20만장이 담겨 있던 마대 12개를 풀어 시내 쪽으로 바람에 날려 보냈다"고 했다. 전단은 바람을 타고 신의주 시장 등 시내 곳곳에 날아갔다고 한다. 전단에는 성경 구절과 함께 김정일의 사생활, 남한의 발전상 등이 담겼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전단을 날린 후 곧바로 배를 저어 다시 단둥으로 돌아왔고, 며칠 후에는 신의주가 보이는 단둥 시내 고층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작은 풍선에 매단 전단 수천 장을 또 날렸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이 벌어진 후 신의주 보위부와 보안부, 군 경비대에 비상을 걸었고, 누군가 중국에서 배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와 전단을 뿌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A씨는 "북한은 이후 압록강 경비를 강화했고, 일주일 뒤쯤인 6월 4일 밀수품을 싣고 압록강을 건너던 중국 배를 전단 살포용 배로 오인해 총격을 가해 북·중 간 외교 분쟁이 생기기도 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해 6월 8일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랴오닝(遼寧)성 단둥시 주민들이 중·북 국경을 넘어 변경 무역 활동을 하다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3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며 "북한 측에 즉시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