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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박 대통령의 실책 하나, 종북 좌파에겐 기회 열 개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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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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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고문

'댓글' 물고 늘어진 종북·좌파, 대선 有效性까지 겨냥
종교·군·사법부까지 활동 확대… 안팎 도전 직면한 보수·우파 정부
지지율 높아도 자기 발밑 살피고 단호하게 좌파 공세 무산시켜야


 '박근혜'를 대표 주자(走者)로 하는 대한민국의 보수·우파 정권은 지금 좌파의 파상적 도전을 받고 있다. 60%가 넘는 여론의 지지도를 업고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했던 박근혜 정권은 집권 8개월을 넘기는 시점에서 야권의 '시험대'에 올라있는 것이다. 지난 이명박 정권은 출범 5개월도 안 돼 '촛불 시위'라는 커다란 암초에 부딪혀 5년 내내 속병을 앓았다. 그때 500만표의 압도적 차이라는 '자신감'이 컸듯이 여론의 60% 이상이라는 지금의 압도적 지지도 역시 '자신감'을 양산했고 그것이 그만큼 좌파의 결기를 불러모으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댓글 문제를 끝까지 물고 있는 야당은 마침내 검찰 내의 불협화음을 틈타 지난 대통령 선거의 유효성(有效性)에까지 화살을 겨냥하고 나섰다. 야권은 대한민국의 공적(公敵)인 이석기의 내란 음모 사건에도 전 같지 않은 비협조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이석기 재판의 공소 유지가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인지에 회의를 갖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석기 단죄가 무산되면 보수·우파 정치는 그것으로 끝이다.

문제는 야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내각의 장관이 튀고 검찰 내부에서 하극상이 나오는가 하면 새누리당의 친박(親朴)에서도 분화(分化)의 기미가 보인다. 과거에는 없었던 현상들이다. 별것 아닐 수도 있는 경기 화성의 보궐선거가 박 대통령의 위세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떠올라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인사(人事) 지리멸렬도 한몫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마치 인사 트라우마에라도 걸려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요직에 낙점된 인사들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뒷소문도 이 정부가 걸려있는 소화불량증을 암시한다. 이제 이 정부의 주변에는 야당이 벼르고 있는 인사청문회나 검증 과정을 통과할 자신이 있는 인사가 있기나 한 것인가? 제도의 문제인가? 벼슬의 매력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박 정권의 전망이 흐려서인가?

박근혜의 등장으로 새로운 보수·우파 정치를 기대했던 대한민국 국민은 다시금 고개를 바짝 치켜든 종북 좌파의 '딴죽'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정치·교육·문화예술 등에 머물렀던 좌파의 활동은 이제 종교, 군(軍), 사법부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은 '음지'에 머물지 않고 양지로 나와 우리의 기본 질서에 편입할 것을 정면으로 요구하고 있다. 최근 몇 일간지에 실린 '대한민국 수호 천주교인 모임' 명의의 광고는 '어찌하여 한국 천주교회가 종북의 온상이 되었는가?'라고 묻고 있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지만 그래도 섬뜩한 느낌이다. 해직 교사를 조합원으로 그냥 유지하기로 한 전교조는 법외(法外)노조를 감수하면서 박 정부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형국이다. 이들의 대정부 투쟁은 상황에 따라 대단히 자극적으로 갈 소지가 있다.

어느 판사는 민노총의 미신고 집회와 관련해 무죄를 내리고 통합진보당 내의 대리투표도 무죄라고 했다. 아파트 내에서 몇 십 미터만 음주 운전 해도 유죄인 나라에서 길을 막고 시위해도 주말이라 차가 없어 괜찮다는 무죄의 변(辨)은 상식 문제가 아니라 이념 문제다. 한상대의 검란(檢亂), 채동욱 사건의 호위무사 그리고 국정원 압수 수색과 관련된 불법 등 검찰의 '기강 흔들림'은 이 정권이 얕보였기 때문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근자에 부쩍 강도를 높인 북한 김정은 집단의 '박근혜 공격'은 박 정부를 시비하는 종북 좌파 공세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북한 측의 술수에 휘둘리지 않자 북한은 그간의 온건에서 강경으로 돌아 박 정부를 반(反)통일로 몰아가고 있다. 일본의 때아닌 우경화도 한쪽의 우파를 시험하고 있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는 안팎으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어쩌면 박 대통령의 개인적 인기가 높을수록 그것을 깎아내리는 것이 좌파의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특히 개인적 지지도와 자신감에 넘친 박 대통령이 좀 더 겸손하게 자기 발밑을 살피는 신중함을 보이지 않을 때 좌파는 그가 발을 잘못 디디는 패착의 순간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야당과의 만남을 원칙에 어긋난다고 외면하고 복지 정책 면에서 보듯 내부의 의견 대립을 조화롭게 중재하지 못하는 과잉 자신감을 보일 때 그 틈을 파고드는 좌파의 공세는 더욱 날카로워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위기는 보수·우파의 위기일 수 있고 보수·우파의 위기는 현시점에서 종북 좌파의 기회일 수 있다. 지금 박 대통령의 실책 하나는 곧 종북 좌파의 기회 열 개일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단호함, 이 나라의 정당성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만이 이 도전을 무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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