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3시40분쯤 서울 금천구 시흥 5동과 충남 천안시 동면 야산 등 전국 곳곳에서 조선일보를 비방하는 유인물(삐라) 300여장이 하늘에서 살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시흥 5동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송모씨는 “갑자기 하늘에서 손바닥만한 유인물 수십장이 내려와 도로, 상가 건물 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가로 6.5cm, 세로 13cm 크기인 유인물 앞면에는 조선일보 제호를 가리키는 화살표 위에 ‘미국의 6·25북침 왜곡하는 반역사, 반민족 매문지’ ‘동족간의 불화와 대결을 조장하고 6·15 남북공동선언에 도전하는 반통일 매문지’ ‘조선일보는 입다물라! 폐간하라!’ 등이 적혀 있다.

또 뒷면에는 ‘조선일보를 보지 말자!’ ‘구독료 거부’ 등의 구호가 쓰여 있다.

유인물은 ‘정의구현 시민연대’라는 단체가 제작한 것으로 돼 있지만,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들어보지 못한 단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유인물의 재질이나 글씨체 등으로 보아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지난달 10일에는 월간조선 구독신청 엽서 위에 ‘김정일 장군님의 통일의지’라는 제목의 선전 문구가 인쇄된 유인물이 서울 관악산 등산로에서 발견됐으며, 최근까지 용산구 서계동, 강서구 화곡4동 등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서 같은 종류의 유인물 100여장이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인물에는 붉은 글씨로 ‘국민 여러분! 김정일 장군님 모시어 통일의 날은 꼭 옵니다. 그분 두리에(중심으로) 굳게 뭉쳐 통일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입시다’ 등이 적혀 있다.

/김민식기자 callin-u@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