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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남정욱 교수의 명랑笑說] 김정은이 말한 '그 누구에게도 없는 타격장비' 혹시 땅굴이 아닐까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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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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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론은 툭하면 김정은을 철부지 취급한다. 하는 짓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능라 유원지 준공식 때는 자기 기분 맞추라며 '바이킹'보다 더 무섭다는 '회전매'에 고모인 고령의 김경희를 태워 반 죽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온 나라에 스키 바람이 불 것이라며 마식령에 스키장을 건설 중이다. 인민의 삶은 인류 최악을 향해 진격 중인데 그는 별세계 디즈니랜드에서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논지다.

김정은은 남쪽 언론의 이런 보도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 지능을 체중보다 낮게 보고 있네!' 하며 분통을 터트릴까. 소생 이런 상상을 해 본다. 격분하기는커녕 어쩌면 밀실에서 실실 웃는 것은 아닐까.

손자병법에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라는 구절이 있다. 전쟁은 상대를 속이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그 첫째 항목은 이렇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능력이 없는 것처럼 위장한다.'
   
 

김정은은 스물아홉 살에 군주로 등극했다. 왕자들에게 세자 책봉 전까지는 피를 말리는 시기다. 암투가 소용돌이치는 이 시기를 그는 성공적으로 돌파했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김정일이 끔찍이 사랑한 딸인 이복 누나 김설송과 연대하는 데도 성공했다.

나이가 어리다? 김정은의 29년은 일반인의 29년과 다르다. 일반인이 29년 기다려야 한 번쯤 만날 만한 인물을 그는 매일 만났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제공되는 최고의 교육을 받았고 사람 다루는 데 도사였던 아버지를 보고 배웠다. 생물학적 나이로만 따져 단순한 '청년'으로 보면 곤란하다는 말씀이다.

이 청년이 3년 내에 무력 통일을 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제 남쪽에서 이 말에 '쪼는' 사람은 없다. 병이 도졌구나, 우리를 둔감하게 만드는 게 애초 목적은 아닐까 싶기는 하지만.

실은 이 청년의 발언 중 걸리는 게 하나 있다. 작년 2월에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미국의 핵무기보다 더 위력적인 전쟁 수단과 그 누구에게도 없는 최첨단 타격 장비가 있다." 청년의 말을 받아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을 쓰겠다고 협박했다.

이게 걸린다.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것이라니. 보통은 전산망 공격, 전자파 교란, 화생방무기를 탑재한 장사정포나 미사일 공격 등이 도발의 수단으로 꼽힌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다 들어본 것이라는 사실이다.

얼마 전 베트남의 전쟁 영웅 보응우옌잡이 사망했다. 그의 3불 전략은 유명하다. 적이 원하는 곳에서 싸우지 않는다,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는다, 적이 생각하지 못하는 전술로 싸운다. 상대편 입장에서는 정말 싸우기 싫은 상대였을 것이다.

탁월한 전술가였던 이 사람의 무기는 땅굴이었다. 프랑스와 전쟁할 때 47㎞를 뚫었고 미국과 전쟁할 때 250㎞까지 늘어났다. 여기서 시도 때도 없이 베트콩이 튀어나왔다. 호미와 바구니로 25년에 걸쳐 팠다고 한다. 땅굴이라고 하면 우중충한 동굴을 떠올리기 쉬운데 2층, 3층 구조로 된 정교한 군사시설이다.

청년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1968년 땅굴 하나가 핵무기 10개보다도 더 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말해놓고 안 팠을 리가 없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흘렀다. 김대중 정부 때는 한 방송국의 땅굴 발견 보도를 자연 동굴이라고 묵살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땅굴은 없다"이다. 과학적으로 그렇단다. 북한의 핵은 그들 주장대로 자위용이고 진짜 공격 무기는 따로 있다면? 섬뜩한 일이다. 우리는 요새, 좀 교만하다. 성경에도 나온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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