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홍콩 유력 종합일간지인 명보(明報)가 16일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국방군인 인민해방군을 북한에 진주(進駐)시키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하는 주장을 담은 전문가 칼럼을 게재했다.

유사시 인민해방군의 북한 진주는 매우 민감한 국제적 사안으로 그동안 중국 언론이 거의 보도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이 전문가 칼럼은 중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인 내용과 근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칼럼을 기고한 전문가는 홍콩 월간지 ‘경보(鏡報)’의 부편집장인 량궈량(梁國樑). ‘경보’는 중국 중앙 정가 내부 권력 갈등과 북한 정보 관련 특종 기사를 종종 보도하는 잡지이다.

량궈량 부편집장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북한은 어떠한 전조(前兆) 없이 갑자기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지 않으려면 양자가 반드시 사전 협의를 통해 (북한 붕괴와 관련한) 각종 규칙과 대처 방안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량 부편집장은 또 이 칼럼에서 “중국은 역사상 한반도에 말려들어 손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국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논지를 폈다.

그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한국군의 북진을 유발해 큰 혼란과 심지어 대규모 내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한국이 북한을 끌어안을만한 힘이 없다는 것이다.

서독은 동독보다 3배나 더 큰 국토와 4배나 더 많은 인구를 갖고도 통일 후 20년 이상 지나서야 동독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었는데, 한국의 경우 면적은 북한보다 적고 인구도 2배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량궈량 부편집장은 “더욱이 남북한간의 경제수준 차이는 통일 전 동서독보다 더 커 통일 후 모순도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량 부편집장은 “북한은 오랜 선군정치로 무장집단인 군인집단이 광범위하게 존재해 내전이 폭발하기 쉬울뿐더러 핵무기까지 있는 국가”라는 점도 큰 혼란과 대규모 내전이 발생할 수 있는 근거로 꼽았다.

량 부편집장은 “중국은 반드시 주도면밀한 대비책을 세워 북한 붕괴로 인한 핵무기 유실과 난민 발생, 한국의 ‘경거망동’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인민해방군을 훈련시키라고 촉구했다.

상황 발생시 1개 여단을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투입해 장악하고 두만강 하구를 막아 미국과 일본 잠수함의 침입을 차단하라는 것. 또 다른 1개 여단을 신의주로 진주시켜 난민의 중국 유입을 막고 해병대로 톈진(天津), 산둥(山東) 반도와 가까운 전략적 요충지인 황해도 장산곶을 점령하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중국 전문가, "한반도 유사시 중국 인민해방군 북한 진주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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