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간 환경협약은 매우 어렵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도 ‘산성비와 대기오염 감소 협약’을 14년만에야 성사시켰을 정도입니다. ” 정용승 소장은 “아직 탁상공론 수준인 중국과 한국·일본의 협약부터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어느 정도인가?

“세계에서 석탄을 가장 많이(연간 12억t) 생산·소비하고, 기름도 2억t이나 쓴다. 30년 동안 배출량이 8배나 늘었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의 배출량은 한 해 2억t 안팎이다. 특히 황이 4~5%나 포함된 중국 남부의 석탄이 문제다. 온난다습한 공기에 밀려와 한국과 일본에 강한 산성비를 내리는 원인의 하나가 된다. ”

―한반도에는 얼마나 피해를 주나?

“중국 상당수 대도시와 산업단지의 오염물질은 편서풍을 타면 1~3일이면 온다. 폭증하는 자동차의 영향도 심각하다. 서해안은 중국 오염물질에 의해 오존이 밤낮없이 높게 관측될 때가 있고, 앞으로도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황사는 특히 속수무책이다. 올 봄 청주에서는 평소의 12~14배에 이르는 먼지가 측정되기도 했다. ”

―중국 문제에 대해 일본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아직 실질적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총리실에 ‘산성비위원회’를 두고 북경에 ‘중·일 환경우호센터’도 설립하는 등 매우 적극적이다. 반면 우리는 아직 연구나 인적교류 정도에 머물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대기오염 30% 감소를 목적으로 국제협약을 맺어 이행하고 있다. ”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

“환경문제를 5대 국책과제의 하나로 정했다. 연구 인력이 많고, 환경과학기술 역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오염물질 발생량이 워낙 엄청나 문제다. 이 가운데 10%만 한반도로 와도 이미 산성화된 우리 토양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의 1인당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중국을 훨씬 능가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이웃에 대한 비난에 앞서 자국의 오염 감소를 위해 연구하고 투자해야 한다. 또 기술협력도 이뤄야 한다. 비방을 배제하면 협상은 가능하다. 슬기롭게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

/이충일기자 cilee@chosun.com

중국 및 한반도의 대기오염물질 연간 발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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