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북한 주민들은 여가생활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요.. 왜냐하면 북한 사회는 다른 어떤 사회보다도 엄격한 사회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이죠.

그러나 개인적 차원이든, 조직차원에서든 간에 북한내에도 나름대로 주민들이 여가생활을 보내고 있답니다.

물론 여기선 우리 남한과 비교하면 절대 안 됩니다. 우리식 사고로 하다보면 항상 북한 사회를 이상하게 만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답니다.

아무튼 북한도 사람들이 조직을 이루며 사는 사회이니만큼 그 나름의 여가생활이 있다는 것이죠..

이는 단순한 흥미차원을 넘어서 사회구조적 특징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남북한 주민들의 성향과, 민족의 동질성 문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합니다.

먼저 북한 주민들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쇼핑을 즐기며 여가를 보낸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국영상점 외에 직매점도 늘어나는데 기인한 것이죠.

그리고 식당 역시 여가생활에서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이미 1985년부터 평양역전이나 창광동에 식당가가 들어서기 시작했답니다.([시사백과] '식당'과 [[관광] '식당'에 자세히 설명 돼 있음.)

이들 식당에서는 접대원들의 접대를 받아가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 차츰 전문요리 식당도 생기고 있으며, 중국이나 일본 재일동포와 합작한 식당도 영업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답니다.

한편 최근 들어 평양여성들의 머리형과 복장이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고, 화장법 등을 소개하는 글들을 통해서도 어떤 변화를 엿볼 수 있답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북한 사람들이 여가생활로서 가장 즐기는 것은 영화관람, 혹은 음악감상일 것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지식인 대상의 매우 어렵고 딱딱한 수준이 아니라 주민적 취향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정치적 색채가 많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하튼 휴일에 가족끼리 보기도 하며, 직장단위로 관 람할 때는 임의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날 함께 구경하죠..

공장과 기업소, 협동농장에서는 월 1~2회 의무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데 관람 후에 토론회도 갖는다고 합니다. 또한 교예관람도 인기있는 취미생활이랍니다. 혹시 지난 해 저희 남한에 온 평양교예단 생각나세요? 바로 그 교예단 구경을 북한 사람들은 자주 한답니다.
우리로 보면 서커스단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단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직접 공연을 만들어 올리는 일도 많고, 1인1기의 문화교양사업 등 군중문화사업에 힘입어 대부분이 악기를 다룰 줄 알고, 춤과 노래를 즐기며, 주말마다 무도회를 열기도 하고 합동야유회를 가거나 매주 수요일을 문화의 날로 잡아 취미·오락생활을 갖기도 한답니다. 참 대단해죠?

한편 일반인들이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오락수단으로 장기놀이와, 명절 때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윷놀이, 없어진 화투대신 주패놀이를 꼽을 수 있겠네요.
장기는 옛식과 다를 바가 없으나 장기판이 남한 것보다 무려 4배나 크며 한글로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기는 남한사회에서는 주로 노인층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정도이나 북한에서는 여전히 일상적인 놀이로 존재하고 있죠.

최근에는 바둑 역시 장기 못지 않게 인기가 높다고 하더군요. 사실 예전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비생산적인 오락경기로 비판되어 보기 힘들었으나 1989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하여 이제는 대단히 인기있는 종목이 되었어요.

우리 남한에서는 주말을 이용해 자기 방에서 하루 종일 TV만 보는 사람들이 많지요. 북한에서도 방송은 신문·잡지와 더불어 여가생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일상화 돼 있답니다. 특히 주말에는 평일과는 달리 외국 영화를 많이 방영하는 등 특별 프로가 편성 돼 있어서 더욱 인기가 많아요.

북한주민들의 경우 아무 때나 개인취향으로 놀러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직장별로 가거나 일정한 형식을 갖추어 여행을 가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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