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초의 만화영화는 1952년에 제작된 '신기한 복숭아'와 '흥겨운 들판'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서 발행한 『조선중앙연감』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1970년대에는 한 해에 10편 정도를, 1990년대 초반까지는 한 해에 20편 정도의 만화영화를 만든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진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한 해 제작편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주로 TV를 통해 만화영화를 봅니다. 하지만, 북한 친구들 중에는 태어나서 한번도 만화영화를 보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합니다. 모든 가정마다 TV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TV 방송에는 전지역에서 시청할 수 있는 '조선중앙 TV'와 평양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교육문화 TV' 등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시간은 매일 10분에서 20분 정도이며, '만화영화' 이외에도 '인형극'이나 문답풀이라고 하는 퀴즈프로그램인 '척척박사', '학교탐방' 프로그램 등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이 중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만화영화는 아동교육영화 부문을 담당하는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됩니다.

북한 만화영화는 우리 친구들이 즐겨보는 만화영화들과는 달리 사람이나 특히, 로봇보다는 지혜로운 동물이나 곤충, 혹은 식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예상외로 이념성이 짙거나 어려운 내용들도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만화영화를 통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혁명전통을 그려낼 경우, 자칫하면 어린이들에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조심해 온 것이죠.

물론 최근부터는 예전과 같은 입장에서 벗어나 노골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한 사상교육용 만화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은연중에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나 미국에 대한 적개심, 또는 전쟁의욕을 고취시키는 내용들은 많은 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친구들에게 유익하지 않은 내용들도 종종 있기 때문에, 북한 만화영화를 감상하는데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답니다. 물론, 얼마 전까지는 우리 친구들이 북한 만화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조차 거의 없었죠? 하지만 요즘엔 남북관계가 조금씩 개선되고, 문화교류도 점점 활발해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TV나 인터넷을 통해 북한 만화영화가 조금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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