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재능이 있는 분야나 평소에 취미가 있어 열심히 했던 부분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많은 친구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 있지요. 그래서 수학을 잘 하는 어린이들은 수학경시대회에 나가고 영어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영어말하기대회에 참가를 하기도 합니다. 또 미술대회나 글짓기대회, 동요대회, 악기 콩쿨, 과학발명대회 등등 우리 친구들이 참여해서 노력의 결과를 펼칠 수 있는 각종 경시대회가 정말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시대회의 수상 경력은 이다음에 대학입학에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어른들 못지않게 열심히 연습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럼 북한에도 이런 다양한 경시대회가 있을까요? 빨간 타이를 매고 또박또박하게 “어버이 수령님.., 경애하는 장군님..”을 이야기하는 북한의 친구들은 정치사상을 중점적으로 배우고 거기에 관련된 과외활동을 하느라 경시대회 같은 것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죠? 하지만 북한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경시대회가 있답니다.

북한에서는 경시대회를 “경연” 이라고 부릅니다. 북한 친구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경연은 글쓰기경연, 수학경연, 웅변경연, 율동경연, 소묘경연, 합창대회, 청소년바둑경기 대회, 학과경연대회, 수영대회, 도록경연, 알아맞히기 경연, 다과목 경연 등입니다. 이중 학과경연과 도록경연, 알아맞히기 경연, 다과목 경연은 조금 낯설지요?

학과경연대회는 우리로 치면 수학, 과학 등 여러 학과목의 경시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도록경연은 아마 북한에만 있는 대회일 것 같습니다. 도록은 김일성?김정일의 생애를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각 학교에는 이 도록집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도록경연은 도록집의 그림을 보고 그것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 그림인지 알아 맞추고 설명하는 경시대회랍니다. 이 도록경연은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이나 4월 15일 김일성의 생일에 맞추어서 전국대회를 엽니다.

알아맞히기 경연은 TV 퀴즈대회랍니다. 각 학교의 대표 어린이들이 출전을 해서 김일성?김정일의 혁명활동과 수학, 과학, 국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겨루는데 질문을 받은 학생은 자신의 앞에 놓인 노트북 컴퓨터에 답을 입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과목 경연은 알아맞히기 경연과 비슷하게 김일성?김정일 혁명활동, 혁명역사, 수학, 물리, 화학, 영어 등 여러 과목에서 출제되며 누가 교과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지 퀴즈왕을 뽑는 대회입니다. 출제방식은 학생이 표를 뽑아서 그 표에 적힌 문제의 해답을 설명하는데 보기가 없이 “문답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암기를 해야 답을 말 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알아맞히기 경연처럼 TV를 통해 방송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알아맞히기 경연은 소학교(남한의 초등학교-4년제)나 중학교(남한의 중고등학교-6년제)어린이의 대회가 있지만 다과목 경연은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립니다. 출전하는 학생들은 그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로 조직된 “7·15 최우등소조”에서 가려낸답니다.

또 최근 북한은 IT(정보통신) 분야 육성의 한 방법으로 컴퓨터 수재 조기 발굴을 위해 과학기술 전국 교육부문 프로그램 경연, 제 1중학교 학생 과학착상 경연, 컴퓨터 경연대회 같은 과학기술부문의 경연대회를 많이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경연대회로는 전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연날리기 경기가 있습니다. 연날리기 경기는 평양시를 비롯 전국의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참가하여 누가 연을 더 높이 날리고 재주를 더 많이 부리는 가를 겨루는 대회랍니다.

이상 살펴본 대부분의 경연은 학교에서의 경쟁을 거쳐서 시, 도, 중앙경연까지 이어집니다.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도 경연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도경연까지 올라가면 도에서 그 학생들을 후원하기 때문입니다. 도경연이나 중앙경연까지 올라간 학생들은 대학입학이 쉬워집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도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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