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의 목적 & 지향점

남북한이 체제와 이념이 다르다보니 현실적으로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은 "교육"이랍니다. 세계 수많은 나라의 교육자들이 지향하는 교육의 목적은 결국,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이웃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이런 목적을 가진 교육을 어려운 말로 "전인교육(全人敎育)"이라고 해요.

남북한의 교육은 『지덕체(智德體)를 고루 갖춘 전인적인 인간형성』을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지요. 또, 둘다 기초적인 생활규범, 도덕적인 품성을 학교교육의 목표로서 중시하고 있답니다. 이에 따라 교육목적으로서 전통적인 도덕규범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남한에서는 예절과 신의, 효도와 공경 등의 덕목을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규범으로서 중시하고 있으며, 북한에서도 전통적인 도덕 규범에 대하여 우리 민족의 고유한 생활 풍습으로서 유지하고 계승해야 하는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있지요.

그러나. 북한에서의 전인교육은 궁극적으로 북한 어린이들을 "공산주의 체제"에 맞는 인간으로 키워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상교육이 중요시되죠. 반면에 남한은 민주주의·다원주의 사회에 잘 어울려 살 수 있는 인간이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전인교육과는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교육기간

▷ 의무교육기간

남북한이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죠.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6년 +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이렇게 총 12년 동안 학교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그중 중학교까지 9년이 의무교육기간이구요. 그러나 북한은 유치원1년 + 소학교 4년 + 중학교 6년. 이렇게 11년동안 의무교육을 받는 답니다. 그러니까 의무교육기간으로는 남한이 북한보다 2년 더 짧고 고등학교 수료 기간은 2년 더 긴 셈이죠?

▷ 수업시간

총수업시간으로 보면, 남한에 비해서 북한은 상당히 적습니다. 남한의 중학교 3년의 수업시간수가 총 3,648시간인데, 북한은 중학교(우리의 중고등학교를 합쳐 놓은 교육과정) 6년의 시간수가 6,343에 불과하니까요. 북한은 교육과정 편제에 명시되지 않은 과외활동과 의무노동이 많은 점을 감안하다면 교과시간은 대단히 적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실제 수업 시간이 어떻게 되는 지는 이영환 도우미 샘이 쓰신 기사 내용을 예로 들어 드릴께요.

소학교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는데,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랍니다. 일주일마다 바뀌는데, 예를 들어 이번주에 1학년과 3학년이 오전반이고 2학년과 4학년이 오후반이면, 다음주엔 서로 바꾸는 것이죠.

소학교는 8시부터 수업이 시작되며 한 과목당 45분씩 하루에 네 과목을 배웁니다. 그리고 11시 45분쯤이 되면 오전반 수업이 끝나고, 1시부터는 오후반 수업이 시작됩니다. 쉬는 시간 10분동안 학생들은 대개 밖에 나가 제기차기·메깡치기(돌을 세워 놓고 먼 거리에서 맞추어 넘어뜨리기) 등 놀이도 하고 화장실에도 가곤합니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모두 운동장에 모이는 체조 시간. 수업과 수업 사이에 한다고 해서 ‘업간체조’라 불리는 운동 시간을 갖는데 어린이들에게는 특히 ‘소년 율동 체조’나 ‘건강 태권도’가 권장되지요. 점심시간은 보통 약 1시간 30분을 줍니다. 길다구요? 그러나 북한은 남한 학생들처럼 급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와야하기 때문에 그렇답니다.


▷ 방학기간

북한에서는 소학교 같은 경우 여름방학이 15일 정도이고요, 겨울방학은 약 45일정도 입니다. 아무래도 북한 지역이 우리 남한보단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길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더 중요한 이유 학기 중 많은 노력동원(■기타에 설명됨) 등으로 인해 발생된 수업 부족현상을 보충하기 위함으로 보여집니다.


■ 교육내용·교수학습 방법

남북한 교육의 지향점이 서로 다른 것이 교육내용 구성에서도 영향을 미쳤죠. 우선 남한은 교육 내용에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다원적인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반면에 북한은 사회주의, 주체사상의 획일적인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한의 교수학습 방법을 비교하면, 남한은 학생 개인의 지적 능력과 개성에 기초하여 자발적인 참여와 능동적인 학습을 지향하는데 비해서, 북한은 정치사상적으로 규정된 학습과제를 성취하기 위하여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학습방법을 하고 있습니다.

■ 교과목

남북한 교육 모습의 차이는 교과목에서 좀 뚜렷이 드러나는 편이죠. 그것은'김일성·김정일' 의 일생과 교시 부분이 하나의 교과목으로서 채택되고 여타 다른 과목보다 중요시 되기 때문입니다.

소학교 1학년과 2학년에 배우는 과목은 '김일성, 김정일 어린시절', '국어', '수학', '체육', '음악', '도화공작(미술)'입니다. 3학년이 되면 '자연' 과목이 추가되고, '도화공작'시간에는 크레용 대신 물감을 써서 수채화를 그립니다. 4학년이 되면 '역사' 과목이 추가되고 '영어'도 배우기 시작하지요.

중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으로는 '김일성 혁명활동', '김정일 혁명활동', '공산주의도덕', '국어', '국어문학', '국어문법', '영어', '수학 (대수, 기하)', '조선력사', '세계력사', '지리', '전자공학기초', '물리', '화학', '생물', '천문학', '음악', '체육' 등이 있으며, 이중 영어, 수학, 그외 물리 화학 생물 등 주로 이과계통의 과목은 남한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과 크게 차이가 없답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이든 김일성·김정일의 교시를 인용하면서 배운다는 점만큼은 다르죠.

아마도 실제 북한교과서를 직접 살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실제 북한 소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의 표지와 목차 및 내용은 위쪽에 보이는 [교과서] 코너에서 볼 수 있답니다.

김일성·김정일 혁명력사 과목 외에 국영수 과목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 대학 입시에 있어서도 중점과목이 되죠.

참, 중학교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예비고사를 치러야 하는데, 이는 남한의 수학능력고사와 비교되기도 한답니다.


■ 기타

북한은 수업료를 비롯한 제반학비, 교과서, 학용품, 의복 등 부대비용까지 무상제공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남한도 역시 중학교 까지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학교 기재등은 국가 재정에서 지원을 하죠. 초등학교 교과서도 역시 무상제공이구요. 그러나 중학교부터는 교과서 대금도 내야하고 수업료도 내야하고. 교복도 학용품도 자기 돈으로 사고. 그래야하죠.

북한 어린이들이 부럽다구요? 하지만 북한 어린이들은 무상교육을 받는 대신 정부 사업에 동원되어 일정 시간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한답니다. 그것을 "노력 동원"이라 부르죠. 예를 들어 외화벌이사업으로 토끼기르기 라든지, 학교지원사업으로 운동장 확장작업, 교실증축 및 보수 작업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 노력 동원에 잘 참여해서 성과를 올리는 것은 학교 공부를 잘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시됩니다.

한편 북한은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1980년대부터 교과서, 학용품 등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종이부족으로 가장 기본적인 교과서마저 교과서 대물림 등으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그나마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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