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TV를 통해 북한친구들을 보면, 목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특이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눈에 띄죠? 목에 붉은 넥타이를 맨 모습을 보고 남한의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를 떠올리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어때요? 북한의 '소년단', 이번에는 한번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북한 어린이들은 '소년단'에 입단하는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는 고학년 선배들이 붉은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모습이 멋져 보이기 때문이죠. 붉은 넥타이를 매는 순간 '깰학년'(아직 정신적으로 깨우치지 못한 어린 학년)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어 간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소년단에 입단할 수 있는 것은 8살이나 9살 정도인 소학교 2학년 때부터입니다. 이 때부터 13살이나 14살 정도까지는 계속 소년단에 속해 있다가, 이후에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이라는 청소년 혹은 청년단체에 의무가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행사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날(4·15, 2·16)에 맞추어 진행되는 것과 같이 소년단 입단식도 이 날에 맞추어 이루어집니다. 입단식 날이 다가오면 선생님은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학생들만이 소년단에 입단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몇 명만을 지명합니다. 이렇게 1차로 우선 입단하게 되는 학생들은 보통 3분의 1정도입니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은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나도 어서 소년단에 입단해야지!'하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학생들이 '소년단'에 가입하게 됩니다. 소학교 학생들은 모두 가입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죠. 일부러 여러 번에 나누어 소년단에 입단시키는 것은 아이들 사이에서 경쟁심도 생기도록 하고, 소년단원이 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아이들도 언젠가는 입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지만, 막상 친구들보다 빨리 입단하게 되면 정말 하늘을 날 듯이 기뻐합니다.

선생님이 입단할 학생들을 정하면 수업이 끝난 오후에 따로 모아서 며칠 동안 입단 선서문을 외우게 하고 입단 절차를 여러 번에 걸쳐 연습하게 합니다. 소년단 입단식 행사는 정말 요란하게 치루어집니다. 어린이들은 한 손에 붉은 표지판의 선서문을 들고 인민학교 2학년 음악교과서를 통해 배운 '소년단행진곡'을 부르면서 입장합니다. 노랫소리, 북소리, 징소리까지 섞여 정신이 나갈 정도랍니다.

밝아오는 조국땅의 노을빛으로
붉게타는 넥타이를 펄펄날려라
우리들은 공화국의 나어린영웅들
사회주의 건설자로 배워나간다
소년단동무들아 기발을 높여라
원수님의 뒤를따라 힘차게나가자

입장을 하고 나면 선생님들과 열성자 선배님들이 붉은 넥타이를 매어줍니다. 그리고 나서는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 앞에서 소년단지도원 선생님을 따라 '나는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면서 원수님의 충직한 아들 딸로서 …… 억세게 싸워나가겠습니다.'라고 선서합니다. 그리고 나서 선생님이 '사회주의 건설의 후비대가 되기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라고 외치면 어린이들은 '항상 준비'라고 하며 오른손바닥을 편 채로 머리위로 세워 올리는 '소년단 경례'를 붙입니다. TV에서 본 북한어린이들의 특이한 인사법이 바로 이것이죠. 그리고 다시 소년단 행진곡을 부르면서 퇴장하면 입단식이 끝납니다.

어린이들의 목에 붉은 천을 매어주는 간단한 행사를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치르는 것은 아직 어린아이들을 분위기로 압도하여 조직 생활에 충성을 맹세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년단 활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김일성 주석의 아들딸로서 사회주의 건설의 혁명정신을 계승하는 후비대(준비대)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군대식 조직생활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하고 있죠. 이런 이유 때문인지 북한 어린이들은 전쟁놀이나 총싸움놀이를 좋아한답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