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유치원에서 보통 무엇을 배우나요? 한글이나 숫자를 배우고, 그림도 그리며, 노래나 춤도 배우죠? 또 피아노나 리코더 같은 악기연주를 배울 때도 있죠? 북한의 어린이들은 유치원에서 무엇을 배울까요? 우리와 얼마나 비슷한지, 어떤 점은 다른지 한번 알아봅시다.

 


북한에서는 유치원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도 "모든 어린이를 혁명화, 노동계급화하여 공산주의적 혁명인재로 키우는 것과 모든 부녀자들을 자녀양육의 부담에서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유치원에서도 정치사상교육(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교육)을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답니다.

6~7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치원 2년 과정은 높은반과 낮은반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중 낮은반에는 형편에 따라 다니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높은반에는 누구나 의무적으로 다니도록 되어 있습니다. 높은반 시기에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대원수님 어린시절',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선생님 어린시절', '우리말', '셈세기', '노래와 춤' '그리기와 만들기' 등을 배웁니다.

높은반 시기에는 낮은반에서 배운 '어린시절'을 다시 배웁니다. 낮은반 시기에는 중요한 단어를 중심으로 배우지만, 높은반에 올라가서는 낮은반 때 배운 것을 보다 자세하게 배웁니다. 예를 들어 낮은반 때의 제목이 '군함바위'였다면, 높은반 때의 제목은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원수님께서는 군함바위에서 군사놀이를 하십니다'라고 구체적으로 배우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이야기' 시간이 되면 선생님은 '여러분, 경애하는 아버지 김일성 원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 이야기 시간에는 '아름다운 만경대'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어린이들은 똑바로 앉아서 가만히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갈 때쯤에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제대로 듣고 이해했는지를 물어봅니다.

예를 들어 '자, 그럼 오늘 배운 것을 어느 어린이가 잘 알고 있는지 물어 보겠어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에서 탄생하시었습니까?'하고 물어보면 어린이들은 큰 소리로 '1912년 4월 15일 만경대 고향집에서 탄생하시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린이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그날로 알고 넘어가지 못하면 수업이 끝난 다음에도 남겨서 그날 배운 것을 완전히 알 때까지 반복하여 학습하도록 합니다.

높은반 때만 있는 '우리말' 수업은 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가갸표'(한글 자음·모음표)에서부터 '누나', '오이'등의 받침이 없는 단어나 받침이 하나 있는 '사슴', '북' 등의 쉬운 단어를 배우는 것이죠. '셈세기' 시간에는 1부터 10까지의 더하기(덧셈), 덜기(뺄셈), 30까지 세기 등 기초적인 내용을 배웁니다.

'노래와 춤' 시간에는 어린이들의 동심에 맞는 노래보다는 '보고 싶은 원수님'과 같은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강조하는 노래를 많이 배웁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겐 노래시간만큼 즐거운 시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노래 역시 제대로 외워서 부르기 전까지 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기와 만들기' 시간에는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색종이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든답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