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도 '시험'하면 왠지 겁부터 나죠? 하지만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라면 걱정 없겠죠? 북한 친구들은 어떻게 시험을 보는지 한번 비교해 볼까요? 우리와 다른 점이 많답니다. 예전과 달라진 점들도 있구요.



소학교 어린이들이 시험을 보는 횟수는 보통 1년에 2번 정도. 1∼2학년 때는 수시로 쪽지 시험만 보며, 3∼4학년 때는 학기말 시험과 학년말 시험을 보게 되는데, 보통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대원수님 어린시절’ ‘국어’ ‘수학’ 등 5과목을 치른다고 합니다. 그 중 김일성·김정일 혁명 역사가 가장 중요하지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무조건 외워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로서는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라고 하죠.

북한 어린이들도 벼락치기 공부를 하기도 하고, 책걸상·손바닥은 물론 깨알같이 적은 쪽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놓고 보는 등 커닝을 하기도 합니다. 재미있죠?

시험 방법은 크게 필기 시험과 말로 설명하는 구술 시험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필기 시험의 경우 우리와 달리 객관식이 없습니다. 주관식 문제에 대한 답을 논술형으로 길게 풀어 쓰거나 간단하게 단답식으로 답합니다.

이렇듯 남북한의 시험유형이 달라서인지, 남한식 시험지를 처음 받아 본 북한에서 온 친구들은 “시험지가 왜 이렇죠? 북한과 많이 달라요”라고 어려움을 말하거나 오줌을 지릴 정도로 당황하기도 합니다. 우리 친구들 중에 혹시 주변에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있다면 '시험지가 이러이러한 점이 다르니까 이렇게 답을 적으면 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겠죠?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1990년대부터는 경제난으로 종이가 부족해져서 필기시험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의 학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필기시험 대신에 말로 묻고 대답하는 구술시험을 많이 보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시험은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지만, 교원들에 대한 절대적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험이 다가오면 미리 쪽지 시험을 보거나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늦게까지 남아 공부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죠.

과목당 총점은 100점이 아닌 5점 만점이며, ‘최우등’(4.5점 이상) ‘우등’(4점) ‘보통’(3점) ‘낙제’(2점 이하)로 매겨진다. 낙제하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며, 세 번 이상 유급하게 되면 퇴학당하게 되어 있으나, 실제 퇴학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성적표는 수시로 열리는 ‘학부형 총회’ 때 직접 부모들에게 전달되며, 학생의 성적과 생활 태도 등이 공개되고 학부모와의 토론도 이루어집니다. 가끔 학교 게시판에 성적을 붙이기도 해 성적이 나쁜 학생들은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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