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성적표' 대신 '통지표'를 나누어준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예전과 달리 과목별 성적도 '수우미양가'와 같은 등급으로 표시되지 않고, 선생님께서 부모님께 전하는 조언으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등급으로 성적이 표시되어 있어서 종종 성적이 좋지 않은 친구들은 방학식 때 받은 성적표를 부모님께 보여드리지 않고 숨겨두었다가 개학식 때 몰래 부모님의 도장을 찍어 선생님께 돌려드리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그러면 북한 친구들의 성적표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부모님께는 어떻게 전달하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우리는 '통지표'라고 부르지만, 북한에서는 항상 '성적표'라고만 부릅니다. 성적표에는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의 과목별 시험점수와 품행, 출석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의 성적은, '최우수', '우수', '보통', '낙제'로 매겨집니다.

성적표는 학생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부모님께 전달됩니다. 보통은 학교에서 수시로 개최하는 '학부형 총회'를 이용합니다. '학부형 총회' 때는 선생님이 학생 한 명 한 명의 시험성적을 비롯하여 학업성적에 대한 내용, 생활태도 등을 공개하고, 이에 대해 학부형들과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어떤 경우에는 학교 게시판에 학생들의 성적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친구들 사이에서 누가 공부를 제일 잘하는지, 누가 제일 못하는지도 다 알려지겠죠? 물론 우리 친구들은 제일 싫어하는 방법이겠지만, 이런 방법으로 학생들 사이에 학업에 대한 경쟁심도 생기도록 하고,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들을 그룹별로 묶어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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