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왕따'가 있을까?" 궁금한 친구들 많죠? 최근 우리 어린이들 사이에선 이 '왕따' 또는 '집단따돌림' 현상이 유행처럼 번져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북한에서는 그 정도가 훨씬 덜한 편이라고 하네요. 한번 다같이 알아봅시다.

북한어린이들 사이에서도 남한의 소위 '왕따'와 비슷한 현상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왕따 당한다`는 표현 대신 `모서리 먹는다`는 표현을 씁니다. 사전에 나와 있는 말은 아니지만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많이 쓰이는 은어인데, 따돌림을 당해 구석으로 몰린다는 뜻이죠.

북한에서 온 친구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특히 잘난 척하거나 선생님에게 고자질을 잘 하는 아이들이 왕따를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 안타깝게도 힘이 약하거나 공부를 못하는 친구, 몸이 깨끗하지 않은 학생들도 모서리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한에 비하면 그 정도는 훨씬 덜한 편. 북한에서 온 친구들은 한결같이 "남한의 왕따는 너무 심각해 놀랄 정도"라고 입을 모읍니다. 몇몇 사람이 한 친구에게 말을 걸지 않거나 따돌리는 경우는 있어도 남한처럼 거의 한 반 친구들 대부분이 특정 급우를 따돌리는 경우는 없다는 설명이죠. 또한 모서리를 먹는다고 해도 그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할 정도이거나 전학 또는 자퇴를 하는 경우는 없으며, 집단폭행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는 특히 선생님들의 각별한 관심 덕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서리 먹는 학생이 나타날 경우 1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생활총화`, 즉 자신 또는 서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성하는 자아비판이나 상호비판 등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풀어 나가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이죠.

북한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남한으로 온 천정순씨는 남한에 비해 북한의 왕따 현상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1학년 때 한번 정해지면 졸업할 때까지 같은 담임 선생님, 같은 친구들과 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이와 같은 제도 덕분에 담임 선생님은 자신이 맡은 학생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부모와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죠. 또한 입학 후 졸업 때까지 함께 공부하다 보면 급우들 사이에도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는 각별한 정이 들기 때문이라는 것도 하나의 비결이라고 할 있습니다.

비록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교과서나 학용품 등 학습 자재가 부족한 실정이기는 하지만 이런 점은 우리도 배울 만한 긍정적 측면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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