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무슨 과목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 궁금하죠? 그래서 이번에는 북한 소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김일성-김정일 교과, 공산주의도덕 과목 등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북한의 '특수과목'에 대해 살펴보았답니다.

북한의 어린이들은 어떤 교과서를 가지고 어떤 공부를 할까? 크게 보아 말한다면 7세에서 10세의 어린이들이 다니는 북한의 소학교 교과서는 우리와 다른 면도 많지만, 때때로 우리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뚜렷하게 북한적 특징이 드러나는 과목은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교육과 ‘공산주의 도덕’과목을 꼽을 수 있습니다. 김부자의 ‘어린 시절’ 교과목은 유치원부터 소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 기관에서 중요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거의 모든 교과서 단원의 첫머리는 김일성 ‘교시’ 또는 김정일의 ‘말씀’을 끌어다 쓰며 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렇게 빌려 쓰는 ‘교시’는 눈에 잘 띄도록 하기 위하여 진하고 큰 활자로 인쇄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죠.

1학년 교과서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 어린 시절’에서 그러한 예를 살펴봅시다. 제7과에 나오는 한 대목. ‘어느 날 아버님께서는 집안 어른들에게 일제놈들이 조선사람을 잡아죽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시였습니다. 대원수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할아버님께 물으시였습니다.’ “할아버지, 장수가 될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할아버님께서는 그걸 왜 묻는가고 하시였습니다.’ “힘센 장수가 되여 왜놈들을 다 죽여버리자고 그래요.”

김정일 교과도 학생들에게 충성심을 불어 넣으려는 정치 사상 핵심교과목입니다. 교과는 김정일이 인민과 어린이, 학생을 위하는 마음이 지극한 사람으로 은혜와 사랑을 베푸는 통이 큰 인물이라고 묘사하는 것이 보통이죠.

‘공산주의 도덕’은 우리의 도덕 교과서에 해당하는데 1학년 제10과의 ‘오른쪽으로 다녀요’ 단원과 3과 ‘아침 일찍 일어나 토끼 먹이를 주자’는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4학년 책에는 이름 뒤에 붙여 쓰는 말 ‘동무’의 뜻과 이름만 부르거나 이름대신 ‘야’ ‘어이’ 하는 것은 동무들을 낮추는 것이 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 동무들을 찾을 때는 ‘철수야’ 하고 다정하게 부를 수도 있지만 별명이나 속된 말로 부르는건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부모님을 부를 때 아버지를 ‘아바이’로, 어머니를 ‘오마니’로 부르는 것도 말을 바로 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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