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경상도와 전라도의 특산음식이 동일하지 않듯이 북한에서도 관서와 관북의 음식이 다릅니다. 이것은 각 지역의 자연지리적인 환경의 영향 때문입니다.
북한의 지역별 특산음식을 소개합니다.

관서지방

평안도에서는 노치(노티)를 제일로 꼽으며 명절음식으로 널리 해먹었습니다. 가지나물, 가지순대, 가지김치 같은 가지요리는 평안남도의 특산물입니다. 녹두지짐도 들 수 있는데 평안도의 녹두지짐은 채소와 돼지비계를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해안 쪽으로는 건뎅이젓(곤쟁이젓)과 새우젓이 유명합니다.


*노치(노티)
노치는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엿기름에 삭혀서 지진 독특한 떡이다. 찹쌀 대신 이 찰기장과 찰수수만으로 만들기도 한다. 명절에 주로 만들어 먹었으며, 달고도 새콤하며 쫄깃쫄깃하고 오래 두고 먹어도 변하지 않는다.



평양은 평양냉면과 대동강숭어국이 가장 유명합니다. 그밖에 평양온반·평양쟁반·평양어죽·갈비국·갈비구이·뱀장어구이가 유명하며, 술로는 평양의 감흥로주·평안남도의 벽향주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해서지방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지역은 해주비빔밥·메밀국수가 유명하며 칼국수·녹두묵·녹두농마(녹말)국수·도미국수·숭어찜·김쌈·김구이·나물 등을 즐겨 먹습니다.
 

  
▲개성편수 ▲농마칼국수 ▲우메기

특히 개성은 음식 가지수가 많기로 유명한데 보쌈김치·편수(만두의 일종)·설렁탕·추어탕·경단·우메기(찹쌀을 넣어 만든 떡)·약밥·신선로·설렁탕·추어탕·찹쌀고추장·개성인삼술·홍삼술 등이 특산음식입니다. 또한 개성인삼은 외화벌이의 원천으로 100여가지 제품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지역적으로 황해북도는 산이 많아 도라지, 고사리, 두릅밭이 펼쳐져 있으며, 황주는 북청과 함께 북한의 양대 사과 명산지입니다.

황해남도는 평야가 많아 북한 쌀 생산의 1/4을 감당하는 최대 곡창지대입니다. 1967년 송화군에서 분리 신설된 과일군은 군 경작지의 70%가 과수원으로 북한 전역 과일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100리 청춘과원’이라 불립니다.

기후가 추운 북한에서는 감이 귀한 과실인데 대탄군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담배의 주산지는 삼천군입니다. 연안군에는 인삼과 대규모 염전밭이 있으며 연백평야에서 곡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관북지방


*가자미식해 (북한에서는 '식혜'로 표기)
함경도 특산물이지만 북한 전역에서 즐기는 반찬인 가자미식해. 중간 크기나 새끼가자미를 골라 양념을 적절하게 배합해 적당한 온도에서 얼마나 잘 삭히는가가 음식의 맛을 결정한다.


관북지방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가자미식해이며, 명태나 도루메기(도루묵)로도 식해를 담가 먹습니다. 해산물은 수산물공장이 있는 함흥과 신포의 명태가 알려져 있는데, 신포군 앞바다는 동해안 제일의 마양도가 있어 명태의 진산지가 되며 창란젓명란젓이 일품입니다.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송이버섯, 고사리 또한 유명하며, 칠보산의 송이를 제일로 칩니다.

함경북도 회령은 백살구로 유명하며 백살구가공품을 생산합니다. 어랑과 나진은 어업전진기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나진의 경우 명태잡이와 미역, 다시마 양식을 하고 있습니다. 선봉은 오리고기 통조림이 유명합니다.

함경남도 북청에는 대규모 과수원이 있어 사과의 명산지입니다. 삼지연에는 들쭉밭과 돌배밭이 있어 천연음료 원료기지의 역할을 하며 정평의 '광포오리'는 몸집이 크고 고기맛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함경도 지방의 전래음식은 조,귀밀,콩,감자,기장 등 낟알로 만든 음식과 바다물고기, 산나물로 만든 음식이 대부분입니다. 감자농마(녹말)국수·강냉이농마(녹말)지짐·장국밥·태식·방어반찬·감자떡·귀밀떡·갓김치 등이 특산물입니다.

지대가 높은 백무고원 일대는 귀밀의 주산지로 귀밀쌀로 지은 귀밀밥이 유명했으며, 귀밀떡·귀밀송편도 만들어 먹습니다. 기장은 단위당 수확량이 적어 귀한 손님이 왔을때 평야지대의 찹쌀처럼 쓰입니다.

함흥농마(녹말)국수는 국수사리에 소고기로 만든 맛내기로 국물을 넣어 만든 것이 유명합니다. 함흥국수도 유명한데 양념으로 들깨가루를 치고 들기름을 졸여서 만듭니다. 함흥냉면은 평양냉면과 더불어 북한지역의 쌍벽을 이루는 냉면입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는 면발에 들어가는 재료에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들어 질기지 않은데, 함흥냉면은 감자전분으로 만들어 입으로는 좀체 끊어지지 않을 만큼 질깁니다. 그래서 평양냉면은 동치미 국물과 잘 어울리고,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이 제격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함흥냉면이 아무리 질겨도 잘라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양강도와 자강도

이들 지역은 각각 관북과 관서에 속하면서도 산간지대이기 때문에 다소 다른 음식문화를 보입니다. 바다를 끼지 않은 높은 산악지대여서 물고기가 없고 옛날에는 배추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신 갓을 심어 갓김치를 담가 먹는데 김장용갓김치·상갓김치·풋갓김치·갓짠지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감자가 많이 나며, 감자농마(녹말)국수·감자떡·당면·감자농마(녹말)강정·강냉이떡 등이 특산음식입니다. 특히 양강도의 감자가 크고 맛있다고 합니다.
 

  
▲감자농마국수 ▲감자떡 ▲감자농마강정

자강도 강계는 강계포도주가 유명합니다. 양강도에는 머루·들쭉이 유명하며, 특히 삼지연은 들쭉의 주산지로 들쭉술·들쭉단물(들쭉주스)·들쭉단묵(들쭉젤리) 등을 만들어 먹습니다. 양강도 운흥은 고냉지채소의 집산지이며 고사리·돌배단물·농마(녹말)엿 등도 유명합니다.

강원도

강원도는 산간과 바다를 끼고 있어 물고기음식과 산나물음식을 많이 먹습니다. 생선회·북어·마른낙지·두릅·고사리·녹두묵·도토리묵·인삼닭곰·금강신선로·송도신선로 등이 유명합니다.

통천은 고종감·다시마사탕·젓갈류 등으로 유명합니다.

강원도의 주요 벼재배지는 바닷가에 국한되며 과일은 감과 사과가 생산됩니다.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판교군은 구렁이술이 특산물입니다.

강원도는 수산물이 유명하여 원산과 통천을 중심으로 명태·도루메기·가자미·청어·낙지 등을 주로 잡습니다. 해산물이 유명한 것은 남한의 강원도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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