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간 월경성(월경성) 환경오염문제 전문가인 한춘리(한군력·46) 유네스코 자카르타사무소 환경전문관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사무총장 권태준·권태준)가 개최한 ‘동아시아 환경평화를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것. 심각한 관심거리면서도 이렇다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국 오염물질의 한반도 유입 문제에 관해, 90~99년 중국과학원 교수를 지낸 한 전문관과 이 분야의 국내 전문가인 한·중대기과학연구센터 정용승(정용승·61) 소장의 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중국과 남·북한, 그리고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국경을 넘나드는, 이른바 월경성(월경성) 환경오염 문제가 여러 해째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 한춘리 환경전문관은 “하지만 당장의 정치적 갈등과 비용 문제 때문에 구체적 방안없이 겉도는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의 오염된 공기가 황해를 거쳐 한국과 일본으로 이동하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황사와 해류, 그리고 대기 흐름 자체는 자연현상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후발 공업국으로 나름대로의 어려움 속에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을 무조건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공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북중국이 사막화되는 등 동아시아 전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중국인이 미국인과 유사한 소비 수준에 도달할 경우,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해 지구적 재앙이 올 것이란 예상도 맞는다고 본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 갈 수 있나?

“월경성 환경오염 문제는 단순히 한쪽에서 막대한 돈을 들이거나 일방적 독설(독설)이나 비난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일단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업화 과정에서 얻은 환경에 관한 교훈과 정보를 교환할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정 국가나 이웃 국가간의 관심에 국한하지 않은, 아시아 전체의 이익을 위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 ”

―한국과 일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오염 현황을 측정하고 원인을 추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의 고민을 이해하려는 태도도 가질 필요가 있다. 두 나라가 공업화를 거치며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실패의 교훈을 기반으로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

―황사 문제는 왜 갈수록 심각해지나. 중국에선 대책이 있나?

“중국 북부에 살던 유목민이 정착민화하면서 거대한 스텝지역이 과다한 인구를 부양하지 못해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전역에서 각종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늘어난 먼지 오염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나무로 만리장성을 심어 북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를 막으려고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는 등 애쓰고 있다. 하지만 물 부족 등으로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

/김수혜기자 s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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