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묘 참배 무죄 판결/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김일성 묘 참배 무죄 판결/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당국의 승인 없이 방북해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일성의 묘를 참배한 사람에게 무죄 판결이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박관근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모씨(54)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했다.

특히 재판부는 조씨의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일부 혐의를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조씨가 북한 평양에서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고 금수산기념궁전에 참배한 점을 유죄로 판단했으나 2심에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에서 조씨는 “북한 당국이 짜놓은 일정에 따라 여러 장소를 방문하고 각종 행사에 참석했으나 북한 체제나 김일성 주체사상 등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 평소 이념적 편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의 단순한 참배 행위는 망인의 명복을 비는 의례적인 표현으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며 “이미 고인이 된 북한 지도자의 시신이 안치된 시설에서 소극적으로 참배한 행위만으로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동조했다거나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속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씨는 1992년부터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2007년 사망)씨를 후원하다가 1993년 북송된 이씨가 자신을 만나고 싶다고 한 얘기를 듣고 1995년 독일과 일본, 중국 등을 거쳐 밀입북했으며, 북한에 한 달간 머물면서 각종 행사에 참여한 뒤 독일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12월 귀국했다 체포됐다.

김일성 묘 참배 무죄 판결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일성 묘 참배 무죄 판결, 야스쿠니참배하는 일본 지도자들과 뭐가 다른지”, “김일성 묘 참배 무죄 판결, 좀 이상한듯”, “김일성 묘 참배 무죄 판결, 동방예의지국이라…”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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