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에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천영우 전 수석이 이달 26일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로 보고 신뢰를 쌓으려다가는 5년 내내 아무것도 못한 채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주최로 개최된 ‘북핵 문제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학술회의에서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이 상호 신뢰가 바닥일 때 오히려 가장 많은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을 ‘신뢰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전제로 협상과 대화, 군사적 대응 등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또 “핵무기는 공격받은 이후 반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할 군사적 대비책으로 ‘킬 체인(kill chain·핵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목표물을 탐지한 뒤 선제 타격하는 것)’ 구축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체제 참여와 관련, “MD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프레임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한국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는 미국의 오키나와 및 괌 기지가 공격당하면 한미연합 방어체제에 큰 공백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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