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이정빈(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오후 북한 백남순(백남순) 외무상과 사상 첫 남북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에서 긴밀한 외교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기로 했다. ▶관련기사 3·4면

남북 외무장관은 회담 후 공동발표문에서 “쌍방은 (6·15)남북 공동 선언을 바탕으로 남북간에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대외관계와 국제무대에서도 상호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남북 공동선언의 구체적인 이행을 위한 남북 외교채널 구축의 필요성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회담에 배석했던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남북 외무장관들은 북한이 이번에 ARF에 가입하는 것은 한반도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북한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국이 지원키로 했다. 남북 외무장관은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각자의 입장을 개진했다고 회담에 참석했던 한국 정부관계자가 말했다. 이정빈 장관은 최근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사일 중단 대가로 위성발사체 지원’을 요구한 데 대해 “평화적 이용을 위해 남태평양같은 곳의 위성발사대를 북한의 인공위성 실험에 사용하는 것은 지원할 수 있지만, 위성발사 추진체나 그 기술의 이전은 곤란하다”는 한·미·일 3국의 공동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백 외무상은 “북한 미사일 계획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7일 개최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 23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할 예정이며, 백 외무상은 28일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미·북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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