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09년부터 핵무기 생산용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원심분리기의 6대 핵심부품을 통해 핵물질을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돼 외부의 감시를 받던 수입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미국 전문가 2명이 밝혔다.

군축·비확산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 과학응용국제협회(SAIC) 연구원과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원심분리기 전문가 스콧 켐프 박사는 25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심포지엄 참석에 앞서 AP에 미리 제공한 발언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말대로 북한이 가스원심분리기 핵심부품을 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다면 북한 외부에서는 이를 추적할 수 없게 되며 지난 10년 동안 국제사회의 북핵 저지 중심을 이룬 수출 통제와 제재, 금지명령에 따른 정책도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폴락은 연구원은 "2003년 이후부터 원심분리기 핵심 부품들에 대한 북한의 수입이 관찰되지 않고 있으며 늦어도 2009년부터는 북한 내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이 부품들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이들을 적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켐프 박사와 함께 북한과학전문지와 사진, 특허수상 자료, 대외선전물, 위성사진 등 자료를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폴락 연구원은 6대 핵심 부품으로 육불화우라늄, 진공펌프기, 주파수 인버터, 자기베어링, 마레이징 강철, 컴퓨터 수치제어 유동성형 기계 등을 지목했다.

우라늄 핵폭탄은 플루토늄 핵폭탄과 달리 제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들을 위성으로부터 쉽게 감출 수 있어 외부인들의 조사가 어렵다. 미국 등은 북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우라늄 프로그램을 비밀리 진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폴락은 이와 관련, "북한이 2000년대 초 대규모 원심분리기 부품을 수입했다는 언론 보도와 비밀 해제된 문서 기록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후 수입이 크게 줄어 북한이 핵심부품을 국내에서 제조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락은 "북한이 핵심부품 생산 노하우를 늦어도 2009년까지는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폴락은 "켐프와 함께 매우 강력하고 분명한 증거를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매우 강력한 금속 실린더를 생산하는 특수 선반공장 내부에서 찍은 국영 매체 사진을 통해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철과 제강 관련 저널과 원심분리기 핵심부품 기술에 대한 작업을 묘사한 특허상, 과학 보도 등을 증거로 수집했다"며 "원심분리기에서 공기를 제거하는 진공펌프와 파이프, 전자기기 등이 핵심부품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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