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추석에 듣기 싫은 말’이 여론조사의 단골 주제로 뽑히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바치라’와 ‘나오라’라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탈북한 무산 출신 김명환 씨는 “북한에서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은 ‘바치라’는 말이었다”면서 “어린 아이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국가적 사업을 한답시고 제출하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귓등에 박힐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가 19일 보도했다. 김씨는 이어 “소학교 때는 파지, 토끼가죽 등 꼬마계획 수행을 위해 여러 가지 물품들을 학교에 내다 바치곤 했다”며 “어른이 된 다음에는 연구실 꾸리는 돈, 충성의 외화벌이 등의 명목으로 이것저것 내는 돈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충성의 외화벌이를 한다면서 동(銅) 500g, 고사리 500g을 내라고 하는데 도시에 사는 사람이 고사리를 어디서 구하겠느냐”면서 “결국 시장에 가서 고사리를 사서 냈다. 돈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증언했다.

2011년 탈북한 혜산 출신 이점옥 씨는 ‘나오라’를 듣기 싫은 말 1위로 꼽았다. 이씨는 이 매체에 “이것저것 바치라고 하는 이야기도 싫었지만 각종 행사를 한다고 주민들을 동원하는 것이 지겨웠다”면서 “인민반장이 집에 찾아와서 어디로 몇 시까지 ‘나오라’는 말을 할 때면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도 개인적 스케줄이 있고 해야 할 일들이 가득한데 무조건적으로 모이라고 하니 듣는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모내기 동원 나오라, 철길 동원 나오라 등 인민반 동원 나오라고 하는 것과 여맹 동원, 세대주 동원 나오라 등 ‘나오라’는 말만 들어도 북한 사람들은 혈압이 튈 정도로 예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는 주민에게 바치라, 나오라 등 시키는 것은 많으면서 정작 해주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주민 불만이 높다”면서 “적어도 주지는 못해도 이런 요구들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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