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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南 96명 당첨… 로또가 이보다 기쁠까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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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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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 출신 83세 이근수씨 등 대부분이 형제·자매 만날 예정
북측 부모 만나는 사람은 없어

남북은 오는 25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 명단을 16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교환했다. 우리 정부는 96명, 북측은 100명의 명단을 전달했다. 남측 방문단 96명은 25~27일 북측 가족을 만나고, 북측 방문단 100명은 28~30일 남측 가족을 만날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 명단에 포함된 장춘(81)씨는 이날 "로또에 당첨됐습니다. 살아생전 동생들을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라고 했다. 그는 "1년에 딱 두 번 운다. 설과 추석 명절 때"라며 "실향민의 애환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 남측 대상자 가운데 경기도 최고령자인 김철림(94·구리시·가운데) 할아버지가 60여년 만에 북에 두고 온 두 동생을 만난다. 16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강효정(오른쪽) 사무처장과 구리지구협의회 백상순 회장이 김 할아버지의 자택을 방문, 상봉 대상자 최종 명단을 함께 확인하며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장씨는 오는 25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에 두고 온 여동생과 남동생을 만난다.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태어난 장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어린 동생 둘과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6·25 전쟁이 터지고 1951년 인민군 소집 영장이 나오자 어린 동생들을 할아버지에게 맡겨두고 혈혈단신 월남했다. 당시 여동생은 열 살, 남동생은 일곱 살이었다.

장씨는 "하루도 동생들을 잊은 날이 없다"며 "부모님 없이 그 어린 것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명(命)이 기니까 만나보게 된다"며 울먹였다.

전북 진안에 사는 이효국(90)씨는 북한에 두고 온 남동생 둘과의 상봉을 신청했지만, 동생들은 모두 사망하고 조카딸만 둘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씨의 부인 김순이(80)씨는 "저 양반이 동생들이 먼저 떠났다는 소식을 듣더니 한동안 말을 잃고 먹먹해했다"고 말했다.

평북 용천이 고향인 이씨는 1945년 11월 신의주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반공 투쟁 사건에 연루돼 홀로 월남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간 몇 차례나 애타게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는데 안 돼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며 "이번에 운 좋게 상봉 대상자에 포함됐는데 동생들은 못 보더라도 조카딸들만이라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이근수(83)씨는 북청농고 1학년이던 1948년 북한 인민군에 강제 징집됐다. 평남 숙천 군사훈련소에서 2년간 훈련을 받고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쟁 발발 두 달 만에 경북 왜관에서 포로로 잡혔다. 전쟁이 끝난 뒤 국군에 다시 지원해서 1961년 중위로 전역했다. 혈혈단신으로 목수 등의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슬하에 아들 4명을 뒀다. 하지만 북에 두고 온 혈육에 대한 정은 한시도 잊을 수 없었다. 당초 이씨는 부모와 형제·자매와의 상봉을 신청했지만, 부모와 남동생 2명은 모두 사망하고 여동생(78)만 생존해 이번에 만나게 된다. 이씨는 "여동생을 만나면 '살아줘서 고맙다. 널 보고 싶어서 그동안 죽지 못했다'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은 대부분 북한에 있는 형제·자매를 만난다. 북측 부모를 만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60여년간 헤어졌던 이산가족들은 북측 가족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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