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납북된 지 41년 만에 탈북에 성공한 오대양호 선원 전욱표(68·사진)씨가 최근 입국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본지 8월 23일자 A1면>.

정부 관계자는 이날 "전씨가 입국했으며 현재 정부 기관에서 신병을 보호 중"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이달 초 입국, 국정원·군(軍)·경찰로 구성된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은 뒤 이번 주 중 40여년간 헤어졌던 가족들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62호 선원 25명은 1972년 12월 서해상에서 조업 중 북한 경비정의 공격을 받고 납북됐었다. 이들 중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돌아온 사람은 전씨가 처음이다. 전씨가 입국함에 따라 오대양호 선원들의 납북 경위와 납북 이후 행방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간 북한에 억류됐던 전후(戰後) 납북자가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돌아온 것은 2009년 2월 귀환한 천왕호 선원 윤종수(71)씨 이후 4년 만으로, 이제까지 귀환한 전후 납북자는 전씨를 포함해 9명이다. 아직까지 북한에 억류된 전후 납북자는 516명에 이른다.

지난달 전씨의 탈북 소식을 접한 동생 성표(56)씨는 "끝내 아들을 만나지 못하고 떠나신 부모님의 한(恨)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다"며 "형님이 돌아오면 부모님 묘소부터 찾고, 고향인 농소리 바닷가에서 함께 해수욕을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전씨의 고향은 경남 거제시 장목면 농소마을로, 오대양호 선원 25명 중 전씨를 포함한 14명이 이 마을 출신이다.

앞서 북한 인권침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방한했던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COI) 조사관은 지난달 12~13일 농소마을을 찾아 납북 어부 가족들을 만나 피해 내용을 조사했었다. COI는 또 지난달 23일 서울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개최한 공개 청문회에서 전씨가 1974년 북한 묘향산에서 다른 납북 어부 35명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을 납북 증거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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