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풍토에서 그간 외롭게 활동해 온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이 국제 NGO들과 함께 개최한 '제3회 도쿄 북한 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에 북한인권과 난민문제의 심각성을 재삼 경고하고 지속적인 국제 네트워크를 구성키로 한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서울에서 열린 지난 1, 2회 때와 달리 국제적인 외연을 넓히기 위해 도쿄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가 전하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 인권문제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문제 못지않은 중요한 이슈라는 문제제기다. 종교의 자유도 없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가운데 하루 하루 노예와 다름없이 살아가는 북한주민들의 인간 이하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인데도 지금까지 이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왔다. 수많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그리고 탈북자문제가 제기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정식으로 문제가 된 일은 지금껏 한번도 없었다.
다른 하나는 모든 대북지원 등에 북한인권문제를 반드시 연계시키자는 것이다. 식량지원뿐 아니라 의약품 등 사소한 지원도 이것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당국과 우리 사회는 이들 해외 NGO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햇볕'은 북한주민들에게 비쳐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북한집권층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침묵이 북한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한 참석자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