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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준 일문일답] '北서 고문..수백번 자살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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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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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死地)에서 탈출해 나온 유태준씨는 9일 한국에 귀환한 후 당국의 조사를 받고 13일 기자를 만났다.

―중국으로 출국한 이유는?
"아이를 기르며 평범하게 살던 아내를 꼭 데려 오고 싶었다. 99년 9월에 한 번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북한에서 취조받을 때 내가 아내를 데리러 왔다는 걸 믿지 않아 구타를 많이 당했다. 보위부 반탐과에서 간첩으로 몰려고 했다."

―애초에 북한에 들어갈 생각으로 출국했나?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들어갈 생각이었다. 두만강 접경지대에서 사정을 살피고 있는데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건너와 아내가 강 건너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돈을 주고 강을 건넜지만 아내는 없었다."

―북한에서 기자회견을 시킨 이유는 알고 있었나?
"조사 과정에서 내 말을 전혀 믿지 않았던 그들이 내 본심을 떠보려고 회견을 하는 척 하는 것 아닌가고 생각했다. 1차는 초대소에서 녹음만 했다. 그러나 8월에 다시 기자회견을 할 때는 인민문화궁전을 빌려서 한다길래 이거 정말 남한으로 방송될 수도 있겠구나, 대한민국을 배신한 사람으로 완전히 낙인 찍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돌아와서야 그들이 기자회견을 시킨 이유를 알게 됐다. 한국의 언론과 인권단체들이 나를 살려내기 위해 애를 쓰니까 그들이 내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기자회견을 조작했다고 믿는다. 나를 구하기 위해 애써준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한다."

―체포 당한 후 어떤 대우를 받았나?
"엄청난 고문을 받았다. 새벽 4시 반부터 밤 10시 반까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기도를 하고 싶었지만 감시 카메라가 코 앞에 있어 눈을 감을 수도 없었다. 수백 번 자살 충동을 느꼈지만 98년 12월 북한을 뜬 지 10일 만에 무사히 한국에 들어왔던 기억 때문에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재탈출에 성공할 때까지 단 한번도 이 사실을 잊지 않았고 여러 차례 기적적인 순간을 체험했다."

―북한에서 내보낸 기자회견의 목소리를 어머니가 알아듣지 못했는데.
"고문 때문에 고막이 터졌다. 기관지염을 심하게 앓았고 결핵 기운도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억양과 어조를 하나하나 간섭했기 때문에 평소 내 목소리와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김미영기자 miyo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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