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전후 분위기

14일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한 데 대해 북측 대표단 단장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을 안겨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총국장은 이날 회담이 타결된 후 소감을 묻는 우리 측 취재진에게 "내일이 8·15 명절인데, 기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중앙통신도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종료된 지 2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30분쯤 "이번 회담에서 합의서가 채택됨으로써 조국해방(광복) 68돌을 맞으며 화해와 협력, 통일과 북남관계 개선을 바라는 온 겨레에 기쁨을 안겨주게 됐다"고 논평했다.

지난달 25일 6차 회담 결렬 이후 20일 만인 14일 개성공단에서 다시 만난 남북 대표단은 이제까지 회담과는 달리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박 부총국장은 "꼭 20일 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남북 대표들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해 나간다면 어떤 문제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부총국장은 "김 단장과 내가 다 같이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매면 참 좋은 작황이 나올 것 같다"며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내일 8월 15일을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7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북측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우리 측이 제안한 수정안을 놓고 회의가 진행됐다. 북측은 오전 11시 40분 1차 수석대표 접촉이 종료된 이후 4시간가량 우리 측이 제안한 수정안 수용 여부를 놓고 고심했다. 오후 들어 북측이 우리 측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담 타결 가능성이 점쳐졌다. 남북 대표단은 2차례의 전체회의와 3차례의 수석대표 접촉 회의 결과 합의문 도출에 성공했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이 끝나고 밝은 표정으로 남측 대표단이 탑승한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조선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