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제 7차 남북 실무회담이 시작된 가운데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에 앞서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분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오전 전체회의에서 "꼭 20일 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에 김기웅 우리측 수석대표는 "오늘 일곱번째 이렇게 마주 앉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 남북 대표들이 다뤄야 할 문제가 그렇게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표는 이어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 우리 남북대표들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마음,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을 해나간다면 어떤 문제들도,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의 발언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즉 개성공단 중단사태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재발방지 의지 표명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박 수석대표는 "김 단장과 나나 다 같이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메면 될 것 같다. 참 좋은 작황이 나올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 충분히 대화할 김을 다 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회담을 통해서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내일 8월15일을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한 것이다.

양측은 이후 비공개로 오전 전체회의를 진행, 회의 시작 26분 만인 10시30분께 한 차례 정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5일 남북 당국 6차회담이 결렬된 이후 20일 만에 열리는 이번 7차 회담은 개성공단의 존폐를 결정짓는 사실상 마지막 회담으로 여겨지고 있다. 남북 양측은 가장 큰 쟁점인 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책임 소재 및 재발방지책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오전 7시께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전 "오늘 회담에 임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측 대표단과 기자단 등 41명은 오전 8시33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 8시53분께 개성공단에 도착했다. 남북 대표단은 오전 전체회의 후 12시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2시부터 수석대표 접촉과 전체회의 등을 통해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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