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수령 늦추자는 분위기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7일 북한이 개성공단 실무 회담을 제안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을 환영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사무실에 모여 TV를 보던 한재권 위원장 등 임원진은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 회담 제안을 수용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일제히 손뼉을 쳤다.

한 위원장은 "통일부가 '전향적'이라는 표현을 처음 썼다"며 "상황이 긍정적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창근 비대위 대변인도 "북한의 실무 회담 제안과 우리 정부의 제안 수용을 환영한다"며 "이번이 공단을 살릴 마지막 기회이므로(남북 회담 다음 날인) 8월 15일을 기점으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이 실무 회담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경협보험금을 빨리 수령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입주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일주일 후면 남북 회담이 재개되는 마당에 보험금을 당장 수령할 필요가 없다는 기업들이 많다"며 "보험금 수령에 기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은 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대화 제의가 있기 전에 긴급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의결을 통해 개성공단 기업에 대한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주 기업들은 이 같은 입장 발표를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로 가는 첫 번째 수순으로 받아들였다. 기업들이 보험금을 수령할 경우 개성공단 투자 자산에 대한 권리가 정부로 넘어가 정부가 공단 폐쇄 조치를 부담 없이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오늘 하루 천당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라며 "북한이 우리 측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이상 우리 정부도 통 크게 개성공단 재개란 합의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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