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간 중국 관광객들이 길거리의 북한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던지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가 5일 보도했다. 이 기사는 중국 관광객의 무례와 추태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지만 외국 관광객이 던져 주는 사탕을 받아먹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모습이 더 눈에 밟힌다. 작년 4월 중국인이 찍었다는 사진에는 자가용을 타고 온 중국 관광객이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주자, 북한 어른 1명과 아이 3명이 받으러 오고 있었다.

2008년에도 이와 같은 보도가 있었다. 당시 중국 관광객들은 압록강에서 배를 타고 북한 우적도(島)로 접근해 배에서 그곳 북한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던졌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그것을 주워 먹는 것을 보고 즐기는 관광 상품인데, 그 상품이 '인간 사파리'라고 불렸다 한다.

'인간 사파리'라는 것은 원래 인도 벵골만 안다만 제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차를 타고 돌며 그곳 원시 부족에게 먹을 것을 던지고 춤을 추게 한 관광 상품이었다. 인도 법원은 이 상품을 금지했다. 그 '인간 사파리'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할 말을 잊는다.

지금 한국은행은 북한의 1인당 연간 소득을 1000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워낙 북한의 통계란 믿을 수가 없는 것인데, 여기에 또 추정을 덧붙였으니 얼마나 의미가 있는 숫자인지 의심이 든다. 좌파 학자들조차 북한의 실제 소득은 200~3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평양의 특수 계층 300만명이 이 소득을 독점하고 있다. 식량 배급제도 이들만 혜택을 누리는 특혜일 뿐이다. 평양은 북한 정권이 외부 세계에 자신들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쇼윈도다. 그 쇼윈도 속 북한 주민의 행색마저 초라하기 그지없는데 하물며 평양 밖 2000만명 북한 주민의 생활이 어떻겠는가. 그 동포들이 중국인들의 '인간 사파리' 관광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북한의 1만명당 사망률, 영아 사망률은 세계 최악 수준이다. 탈북 어린이들의 신체를 조사해보니 10세 남아는 같은 나이 한국 어린이에 비해 6.6㎝가 작았고, 10세 여아는 4.4㎝가 작았다. 북한 5세 미만 어린이 3명 중 1명이 만성 영양실조이고 북한 주민 3분의 2가 다음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에 부족한 달러를 쓸어 넣고, 그나마 남은 돈은 평양에 화려한 놀이공원과 승마장, 마식령에 대형 스키장을 짓는 데 뿌리고 있다. 북한 정권에 주민은 전리품이자 '동원 노동력'일 뿐이다. 북한 주민들이 최소한 중국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것을 받아먹어야 하는 비참한 처지는 벗어나게 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방안을 실천해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일 수밖에 없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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