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판단 및 평가 자제...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7차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닷새째 '묵묵부답'을 이어가고 있다.

통일부는 "2일 오전 9시, 오후 4시 판문점 통신에서도 북한이 우리 제안에 대한 답을 주지 않았다, 특이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양측이 주말 동안 판문점 연락관 통신을 잘 가동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8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긴급 성명 발표와 29일 류 장관 명의의 공식 대북 전통문 전달 이후 사실상 일주일간 '특이사항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무응답'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리 정부가 '7차 실무회담'을 제안하면서도 우리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점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의도적으로 침묵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북측이 우리 제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북측이 남측의 제안을 받아든 뒤 대남기구나 주요 매체들을 통한 대남비방을 최소화하고 회담 제안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당국자는 "북측이 대남비방을 줄이고 회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라며 "우리 제안에 대한 대응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 대북 전문가 역시 "북한 역시 공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측에 제시할 카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전승절(7월 27일)' 6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으로 행사를 치른 만큼 조금 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시간을 끌며 우리측 제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으론 북한이 8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훈련이 시작될때까지 기다렸다 이를 빌미삼아 회담을 거부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한 '중대 결심'를 천명하고 나선 만큼 북측이 지나치게 시간을 끌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또다른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황이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내주 중으로는 답이 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이 우리 정부가 요구한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와 관련된 태도 변화와 입장표명을 내놓으며 회담에 임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는 북한의 무응답에 대해 일단 차분하게 조금 더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북측의 응답이 안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판단을 자제하며 평가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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