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상영중인 무협 멜로 영화 ‘비천무’가 한국영화로는 처음 북한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사용으로 공식 전달된다.

‘비천무’(김영준 감독, 김희선 신현준 주연)를 제작한 태원영화사 관계자는 24일 “필름 프린트 1벌과 비디오 4개를 이번주 안으로 정부 관계자를 통해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김 위원장에게 한국 대작 영화를 소개하고 싶어 정부 관계자에게 제안,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사 결과에 따라 북한 주민에 대한 일반상영도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감독과 주연배우 방북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통해 ‘비천무’ 필름을 입수, 영화와 주인공 김희선을 높이 평가하고 북한에 초청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천무’는 원나라 말기 중원을 무대로 고려 유민과 한족·몽골족의 권력다툼과 비련을 담은 흥행 대작. 스타급 배역진과 현란한 특수효과에 힘입어 지난 1일 개봉 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120여만명을 동원했다.

한편 임권택 감독의 판소리 영화 ‘춘향뎐’도 북한에서 공식 상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8월초 예정인 언론사 사장단 방북 때 필름을 공식 전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영화광’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임감독의 ‘춘향뎐’과 ‘미워도 다시 한번’ 등 70년대 멜로영화에 호감을 표시했었다.

/박선이기자 sunnyp@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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