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25 정전 60년인 27일(미국 현지 시각)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기념식에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특사단과 참전 용사, 유가족, 일반 시민 등 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반 동안 열린 기념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전쟁은 무승부가 아니라 한국의 승리였다"고 규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5000만 명의 한국인들이 누리는 자유, 활발한 민주주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는 한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데 따른 결과"라며 "억압과 빈곤에 빠져 있는 북한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뀐 6·25는 경계선만으로 보면 무승부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정전 이후 60년간 대한민국은 2차대전 후 독립한 국가 중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기적으로 등장했고, 북한은 세계 최악의 빈곤·위험 국가로 전락했다. 이 극명한 대조야말로 우리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세계 16개국의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바칠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6·25가 '잊힌 전쟁'으로 불리는 데 대해 "미국에서는 어떤 전쟁도 잊히지 않는다"며 "한국을 지키는 미국의 약속과 헌신은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후 우리가 가난 속에서 허덕일 때 6·25는 미국과 세계에서 잊힌 전쟁이 된 것이 사실이었다. 세계의 누구도 헐벗고 이름 없는 작은 나라에서 벌어졌던 전쟁을 기억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절망을 딛고 일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국가로 부상하자 참전 16개국을 중심으로 6·25를 다시 보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마침내 정전 60년 만에 '6·25는 한국의 승리였으며,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대통령의 승리 선언으로 이어졌다. 이 변화 역시 6·25가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는 어떻게 자유국가들이 하나로 뭉쳐 전쟁에 이겼는지를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60여년 전 자유국가들을 뭉치게 하고 포화를 이겨내게 했던 것은 자유를 지키겠다는 '의지(意志)'였을 것이다. 지금 한·미 동맹은 북의 핵위협이라는 군사적 도전과 중국의 부상이라는 시대적 변화 앞에 서 있다. 한·미 동맹이 60년간 지켜 온 이 의지를 잃지 않으면 새로운 도전과 변화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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