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5일 여섯 번째 실무회담에서도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 책임과 재발 방지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북측은 돌발 행동에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은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될 수 없으니 일단 회담을 접고 차기 회담 일정을 잡자'고 했더니 북측이 '회담 결렬'이라면서 회담장(개성공단지원센터 13층)을 박차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때가 오후 5시 20분. 북측 단장(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북측 관계자 20여명을 대동하고 남측 취재기자들이 대기하던 4층 프레스센터로 향했다. 5시 23분 프레스센터에 예고 없이 들이닥친 박 단장은 미리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기자회견문과 함께 지난 3·4·6차 실무회담 당시 북측이 읽은 기본발언(기조발언) 전문, 합의서 초안, 수정안 전문을 남측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뒤늦게 기자실에 들어온 남측 회담 관계자들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서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박 단장은 남측 대표단을 가리켜 "백수건달들"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우리 인원들의 기자실 접근을 지연시키기 위해 엘리베이터 4대를 모두 막아서는 등 마치 군사작전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게 틀림없다"고 했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날 상황을 '난입'으로 규정하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회담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북한은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시작되면 한동안 긴장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6차 회담을 공단 재가동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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