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웅 신임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통일부 제공) /뉴스1


오는 15일 열릴 개성공단 남북 3차 실무회담을 앞두고 우리 측 수석대표가 12일 전격 교체됐다.

통일부는 이날 13일자로 발표한 전보 인사에서 1·2차 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52) 후임에 김기웅 정세분석국장(51)을 임명했다. 통일부는 13일 북측과 실무회담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며 수석대표 교체 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남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석대표를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설사 사전(事前)에 인사계획이 있더라도 ‘전투 중에 장수를 바꾼’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자칫 북측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개성 실무회담 주무부서장에 대해 이전부터 인사계획이 있어 교체하는 것”이라고 말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15일 3차 실무회담에서는 발전적 정상화 방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심도 있는 회담을 진행해야 한다”며 “북한이 지금껏 보여준 태도를 보면 한 번만으로 하기 어렵다고 보고, 본격 논의를 시작하는 타이밍에 맞춰 미리 하는 게 낫겠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호 단장이 북한 대표단과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며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북한과의 1·2차 회담에서 ‘개성공단 폐쇄 재발 방지’ 같은 사안을 북한측에 약속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호 단장은 이번 인사에서 보직을 아직 받지 못했다.

오는 15일부터 실무회담 수석대표로 나설 김기웅 신임 단장은 서울대 외교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5급 특채로 통일부에 입부해 정책기획과장, 회담기획과장, 회담 1과장, 통일정책기획관 등을 거쳤다.

김 신임 단장은 이명박 정부 때 개성공단사업지원단 지원총괄팀장을 맡으며 현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올해 2월까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특히 김 단장은 지난달 9일 열렸던 남북당국회담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북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과 실무협의 테이블에서 가장 많이 만났던 인사로 알려지는 등 통일부 내에서 '회담통'으로 꼽힌다. 이번 개성공단 실무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로 나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과도 이미 안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통일부는 또 이날 김 신임 단장 후임으로 이정옥 남북교류협력협의회 사무소장(49)을 정세분석국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통일부 창설 후 여성으로서는 처음 정세분석국장에 기용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12일부터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반출하기 시작했다.지난 7일 개성공단 관련 1차 실무회담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통일부는 이날 개성공단 기업 인원 174명과 차량 12대가 물자 반출을 위해 방북했다고 밝혔다. 13일에도 반출이 계속된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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