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재개의 신호탄이 터졌다. 한 달새 북한은 두 차례나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5년의 기다림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98년 6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 떼' 방북은 같은 해 11월 '금강산 관광호'의 첫 출항으로 이어졌다.

2000년 6월에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옹은 금강산 관광 순항에 큰 힘을 실어줬다. 그로부터 두 달 뒤에는 개성공단 건립 합의까지 이뤄졌다.

현대아산의 남북경협 사업인 '금강산관광'이 남북 관계 개선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2007년에는 한 해에만 무려 34만여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까지 약 10년 동안 무려 195만명이 금강산을 찾은 것. 현대아산도 사업을 시작한지 7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던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초소병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금강산관광 사업 10년 만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현재까지 금강산관광은 5년 동안 '일시정지' 상태다.

그간 관광사업 재개를 위한 노력도 없지 않았다.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은 2009년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을 약속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진상규명·재발방지책 마련·신변안전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우리 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남북 실무회담은 무산됐다.

결국 북한은 다음해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현대아산과 협력업체 등의 부동산을 동결·몰수하고 관리 인원 또한 추방했다.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특구법을 제정, 운영했으나 성과는 보지 못했다.

사업 중단으로 인한 현대아산과 협력업체들의 손실 또한 적지 않다. 지난 3월 기준 8500억여원에 이른다고 사측은 밝히고 있다. 여기에 금강산관광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한 금액까지 합치면 총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우리 정부 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 "우선 개성공단 문제에 집중하겠다"며 입장을 보류한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 측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이 이어지면 남북경협을 위해 만들어진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가 이뤄질 경우 2개월 내 관광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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