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을 태운 차량들이 10일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통문을 통과해 출경하고 있다.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오늘과 내일 출경해 설비와 원부자재 등을 점검한다. 2013.7.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10일 오전 9시에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던 개성공단 기업대표들이 이날 오후 5시에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국사무소(CIQ)로 돌아왔다.

이날 아침 상기된 표정으로 99일만에 개성공단으로 향했던 기업 관계자들은 "녹슨 기계도 있었지만 물품들은 이상없이 잘 보존돼 있었다"며 입경뒤 공단 상황을 전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또 "일부 누수가 발견됐고 장마철이라 기계들이 녹슬어 있었다"며 "특히 정밀기기 센서는 재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재가동 적기는 지났지만 재가동을 준비하는데 2~4주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설비팀을 투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원부자재와 제품 반출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기업 관계자들는 "개성공단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된 직후에는 완제품이나 자재 반출이 절실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는 완제품도 쓸모가 없어졌다"며 "원부자재도 녹슬거나 손상이 심해 제품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자재와 설비가 잘 보존돼 있는지 직접 확인해 봤다"며 "봉인이나 설비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기술진이 없어 설비를 직접 가동해보지는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북측 담당 노동자도 나와야 재가동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기업 대표들은 "기업 대표는 개성공단 공장에 와서 한번 둘러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각 업체의 기술자와 보수관리팀이 들어와 손상된 부품을 교체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마다 규모와 기계 설비가 다르기 때문에 개성공단 출입 인원을 늘려 점검팀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개성공단에 도착해서 싸가지고 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고 한다. 이들은 북한에서 나온 직장장이나 총무 등과 만나 그동안의 회포를 풀기도 했다고 전했다.

개성을 다녀온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북측 직장장이나 총무 등이 나와 반겨주니 자연스럽게 얼싸안게 되더라"며 "몇 년간 한솥밥을 먹고 지냈기 때문에 북측 노동자들도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다 떠나간 상황이라 재가동 되더라도 기존 일감의 절반밖에 되지 못할 것"이라며 "정상화가 돼도 5만명이 넘는 북측 노동자가 모두 즉시 일하게 되지는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남북 서로를 위해서라도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정으로 개성공단이 국제적 기준에 맞도록 하려면 남한에서는 5.24조치를 해제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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