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나인모드 대표)은 10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남한과 북한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공단을 먼저 정상화 해야 한다"며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데 다 망하고 정상화 한다면 죽은 뒤에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는 거랑 다를 게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섬유·의복업체의 경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내년까지 손을 놓게 되는 상황. 8월에는 내년 봄·여름 물량 계약을 체결해야 내년 4월까지 작업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 부회장은 방북 허용에 기쁨을 나타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착찹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완제품과 원자재 등을 가져와도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것. 또한 각 기업별 1명씩 방북하는 것으로는 시설 점검조차 역부족인 상황이다.
옥 부회장은 "지난 4월3일 폐쇄조치됐을 때 만들어 뒀던 여름상품을 이제 가져와도 판매는 커녕 보관해둘 장소도 없다"며 "11일 방북 대상인데 녹슨 공장과 곰팡이가 생긴 제품을 보면 마음이 더 아플 것 같아 우선 법인장을 대신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3개월 가까이 멈췄던 공장의 시설을 점검하고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1명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며 "아마 이번에 갔던 사람들도 '엄두가 안 난다' '가면 뭘 하냐'하는 반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0일 오후 2시부터 수석대표 접촉을 시작하고 공단 재가동에 앞서 입주기업 피해에 대한 입장 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실무회담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