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 등 인프라 점검, 재가동엔 2~4주 걸릴 듯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남북한 당국이 공단 재가동에 합의함에 따라 10일 방북(訪北) 준비를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공장 가동이 100일 가까이 중단된 만큼 설비·장비를 점검한 뒤 신속하게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는 8일 구체적인 방북 계획을 묻는 입주 기업의 문의가 쇄도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방북단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여명의 비대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가졌다.

비대위는 회의 직후 "(공단 재가동과 신변 보장 등) 남북 실무자 회담에서 나온 4대 합의 사항이 지켜지길 바란다"면서 "입주 기업의 회생을 위해선 무엇보다 신속한 재가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주 기업 대부분이 빈사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이탈한 고객을 되찾기 위해선 신속한 재가동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비대위원들은 또 입주 기업과 정부가 공단을 우선 정상화한 뒤 북한으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 입주 기업 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9일 통일부 관계자와 만나 방북 일정과 방북단 구성에 대해 조율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공장을 둘러볼 인원을 입주 기업당 2~3명으로 제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영세 입주 기업은 공장 재가동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 기업 관계자는 "공장 재가동 이후 3개월여 전에 일하던 북측 인력이 100% 복귀할지 여부도 미지수"라면서 "미숙련 인원이 새로 배치되면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까지 더욱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공단 재가동이 결정되더라도 재가동까지 2~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전기·통신 등 인프라 작업이 완료돼야 하는데, 이 중 전기만 해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선 최소 1주일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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