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6일 판문점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갖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달 12일로 잡혔던 남북 당국회담이 수석 대표의 격(格)을 둘러싼 논란 끝에 무산되자 "남측과 상종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3일 오전 개성공단 46개 업체 대표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개성공단에서 설비를 빼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하자, 북한은 이날 오후 남측 기업인 방북 허용 방침을 알려왔고,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끊었던 판문점 남북 통신망도 다시 연결했다. 북의 이런 움직임을 보면 북한은 개성공단 문을 아주 닫게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은 듯하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8000만~9000만달러를 현금으로 받아가고 있다.

남측 기업인들이 개성 공장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시설 관리 등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려면 북한이 남북 관계의 고비마다 정치적 시위(示威)를 위해 개성공단의 문을 닫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제도적 장치와, 이곳에서 일하는 우리 측 인력의 신변 안전 보장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안전장치와 믿음 없이는 발길을 돌린 국내외 바이어들을 다시 불러올 수 없다. 개성공단은 연명책(延命策)이 아니라 대외 신인도를 끌어올릴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남북이 개성공단을 살리겠다는 뜻만 같이한다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보는 눈부터 달라져야 한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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