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을 허용하기로 한 데 이어 우리 정부도 북한에 6일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하면서 개성공단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진은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전경. /진상훈 기자


북한의 갑작스러운 진입 차단으로 지난 3개월여간 가동이 중단돼 사실상 잠정 폐쇄 상태인 개성공단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북한이 전날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우리 정부도 북한에 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의한 것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오전 판문점 연락관을 거쳐 북한 측 중앙특구개발지도 총국장 앞으로 보낸 통지문을 통해 오는 6일 판문점 통일각 또는 평화의 집에서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개성공단의 가동이 중단된 지 3개월이 지나 입주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장마철이 시작돼 더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회담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공단 문제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해서만 풀어갈 수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며 그 동안 정부는 북한에 수 차례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번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은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3명의 대표가 나갈 예정"이라며 "개성공단의 설비 점검 문제와 함께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 문제 외에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전날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은 지난 3일 오후 개성공단 입주기업협회 앞으로 보낸 문건을 통해 "공단 입주기업 관계자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할 테니 구체적인 방북 일정을 알려달라"고 전한 바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북한의 태도 변화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 소식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보이며 오는 9일 방북하기로 정부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9일 방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남북 양 측 정부가 조속히 관련 절차를 밟아 달라"며 "(북한이 응할 경우) 진행될 6일 남북 실무회담도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틀에 걸친 북한의 태도 변화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로 개성공단 사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지만 공단이 정상화에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지난달 북한의 당국간 회담 제의가 양 측간 격식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한 차례 무산되는 등 정상화까지는 아직도 해결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에 응하고 양 측이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히게 되면 개성공단 정상화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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