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3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공단이 빠른 시일 내 다시 정상화되기를 기대했다. 사진은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전경. /조선DB


북한이 지난 4월 3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진입을 차단한 지 3개월만에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로 인해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된 상황에서 이번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공단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3일 오후 개성공단 입주기업협회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앞으로 보낸 문건을 통해 "장마철 공단 설비와 자재 피해와 관련, 입주기업들의 긴급대책 수립을 위한 방문을 허용하겠다"고 전했다.

북한은 "방문날짜를 알려주면 필요한 모든 보장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함께 방북을 해도 되고 방문기간 중 필요한 협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우리 정부에 강경 일변도의 자세를 보였던 북한이 갑자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부에서는 개성공단이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반기며 공단이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이날 입주기업협회 비대위가 기계설비의 철수 의사를 밝히는 등 여러 차례 정상화를 촉구한 데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본다"며 "이를 계기로 남북간 대화가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방북 허용 방침에 대해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여러 가지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북 전문가는 "지난달 북한의 당국간 회담 제의가 양 측간 격식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한 차례 무산된 만큼 개성공단 정상화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방북 허용 방침이 그 동안 줄곧 대립 양상을 보였던 남북 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입주기업들이 여러 차례 피해지원 확대와 대화를 호소한 가운데 북한까지 입장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계속 원칙만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우리 정부가 방북을 허용할 경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방북 인원을 구성해 일정을 정할 것"이라며 "그 동안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컸던 만큼 기업들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이 다시 협상 재개 테이블에 앉아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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