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했던 양성철 주미 한국대사가 7일 예정된 귀임일을 이틀 앞당겨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지난 2일 귀국한 양 대사는, 대미(대미) 외교팀 교체 주장까지 제기되는 ‘가열된 서울 분위기’가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다.

양 대사는 이날 공항 출국 전 본지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19일로 예정된 부시 미 대통령 방한 준비를 위해 귀임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며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6일) 청와대 만찬 후 조기 귀임을 결정했는데?
“부시 대통령 방한 때 다시 귀국하게 돼 있고, 공관장 회의도 주요 부분은 끝난 상태라 내가 일찍 돌아가기로 판단했다. 지금은 대사가 워싱턴에 있어야 한다.”

―김 대통령이 미측에 보내는 특별 메시지가 있는가?
“금시초문이다.”

―우리 대미 외교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이해를 못하겠다. 대미 외교는 1년 365일 동안 계속 돌아가고 있고, 모두 열심히 일한다. 미국의 어느 주무 장관이 뭐라고 한두 마디 하는 것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후진국형 현상이다.”

―‘악의 축’이라고 하는 부시의 강경 연설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어느 나라가 대통령의 연설을 상대편 국가 대사관에 먼저 알려주느냐. 우리는 주재국 대통령의 연설 자구를 고치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게 아니다.”

―국내 분위기에 놀랐는가?
“세계 10위권인 한국은 그에 걸맞은 태도를 보여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박두식기자 ds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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