룽징(용정)시가 떠나가도록 꽹과리 소리가 울렸다. 백발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한국에서 온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췄다. 주민들은 “고향 사람을 만난 것 같다” 고 반가워했고, 70대의 한 할아버지는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 동포들과도 함께 노래를 부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2일 저녁 중국 지린성 룽징시 룽징중학교. 흥사단과 옌볜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 3회 한·중 우리민족 청소년 친선 문화제·민속잔치’에서 양국의 청소년들은 비록 국적은 서로 다르지만 같은 핏줄, 같은 민족임을 확인했다. 윤동주(윤동주) 시인의 모교이기도 한 이 학교 운동장에는 이날 700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캠프파이어 점화와 함께 시작된 행사에서 양국 청소년들이 번갈아 노래와 무용, 사물놀이를 선보일 때마다 주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공연 마지막 순서로 옌볜대학교와 서서울정보고등학교 학생들의 ‘연합 사물놀이’가 이어지자 룽징시민들은 학생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우리의 소원’을 목청 높여 불렀다. 윤정자(여·49)씨는 “룽징시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중 청소년들의 교류를 통한 동반자적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3일 동안 열린 이번 행사에서 양국의 청소년들은 축구경기, 백일장, 무용공연 등을 하며 우정을 다졌다.

양국의 청소년들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서울정보고 김용옥(18·3년)군은 “친척집에 온 것처럼 포근하다”고 말했다. 옌볜대 김철(22)씨는 “사물놀이를 같이한 한국 고등학생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용정=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