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한데 묶어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은 잘못이며 특히 북한은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라크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미 두뇌집단(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수석연구원이 6일 지적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이날 `올바른 적(敵) 고르기'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부시가 `악의 축' 3개국과 다른 테러 단체들을 모두 한데 묶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그들간의 큰 차이를 인식하지 못할 경우 미국 안보에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가 그렇다'면서 북한은 중무장과 과도한 군사비 지출, 이에 따른 극도의 빈곤 등 '여러 결점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이라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즉 '우리가 현명하게 대처할 경우 김정일과는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핸론 연구원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한반도 상황이 거의 모든 면에서 개선됐고 북한의 테러 지원은 최근 수년동안 현저히 줄어들었으나 북한은 여전히 중무장 상태에 있고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으며 부시 취임 이후 남북화해의 진전은 사실상 멈추는 등 한반도는 여전히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클린턴의 정책에 대한 진지한 대안을 내놓는데 실패했다'고 말하고 '위협적인 수사가 정책이 될 수는 없으며 오히려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더욱 커지게 할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 개발 문제와 관련, '미국과 우방들은 북한이 미사일 통제체제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하며 또 북한이 중국 모델과 같은 경제개혁을 시작하려 할 경우 한.미.일은 뇌물이 아니라 진정한 지원 차원에서 실질적인 경제원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핸론 연구원은 '김정일을 후세인이나 물라 오마르처럼 취급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를 달랠 수 는 있으나 아마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방한을 2주 앞둔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같은 결합이 지난 수년간 좋은 효과를 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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