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한다.

북한은 지난 94년 창설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안보포럼인 ARF에 정식 가입하고, 백남순(백남순) 외무상이 우리나라와 미국 등 8개국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최고의 뉴스메이커로 등장한 북한과 너도나도 접촉하려는 밴드왜건(Bandwagon) 현상이 등장, 북한과의 양자회담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그동안 체제유지에 주력해오던 북한은 지난해부터 유엔총회에서 백남순 외무상이 각국 외무장관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첫 국제회의인 ARF를 계기로 전방위 외교를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북한은 26일로 예정된 미국과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의 현안인 ▲테러리스트 지원국가 해제 ▲미사일 개발 문제 ▲미국기업 북한 진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4년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합의한 연락사무소 개설문제도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통해 알려진 북한의 ‘조건부 미사일 개발 포기설’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선진 7개국(G7) 회원국인 캐나다 외무장관과의 회담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프랑스, 독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캐나다의 로이드 액스워디 캐나다 외무장관은 최근 “모든 조건이 구비됐기 때문에 우리는 곧 북한과 국교를 수립할 수 있다”고 밝혀, 수교조건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본과의 양자회담을 통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일·북 수교 협상의 돌파구를 찾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북한은 중국, 태국, 호주, 뉴질랜드와 양자 회담을 통해 상호 실질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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