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인들이 ‘북한동포 겨울내복 10만벌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이문구) 그리고 ‘북한동포 겨울내복 10만벌 보내기 운동본부’(본부장 김주영)가 손을 맞잡고 있다.

‘관촌수필’의 소설가 이문구(이문구·59) 이사장은 21일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합의 분위기 속에 겨울 내복이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전달해 줄 것”이라고 말하고, “‘춥고 배고프다’는 옛말이 있듯이 식량난 에너지난 등은 동포로서 가장 먼저 같이 느껴야 하는 고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작가회의’ 사무실에 자리를 함께한 ‘객주’의 소설가 김주영(김주영·61) 본부장은 “한반도 어느 곳이든 한여름에도 이빨 시린 추위가 있는 법”이라면서 “재작년 북한을 방문한 이후 내복을 나누어 입는 것이 동포애를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으로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작가회의’와 ‘운동본부’측은 개인들에게 ‘1계좌 1만원(겨울내복 1벌)’의 성금을 받고 있다.

이 운동은 지난 8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10월 중에 북한 주민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는 9월에 선적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운동에는 문인 개개인은 물론이고 문인단체, 출판사, 문화재단 등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작가회의’에서 1000만원, ‘운동본부’에서 500만원을 내놓았으며, 21일 하루 만에도 여러 곳에서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작가회의’와 ‘운동본부’측은 범문단적, 전국민적 모금으로 목표액 10억원을 달성하면 내복 10만벌을 마련, 컨테이너 15대에 실어 북한이 원하는 항구 3~4곳에 전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작가회의’,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펜클럽 등의 본부와 지부 그리고 소속 문인들이 총출동하고 있다.

이문구, 김주영, 시인 김정환(작가회의 상임이사)씨 등은 20일 오후 박지원 문화부 장관을 방문, 이같은 운동의 취지를 전달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문인들이 먼저 이런 일에 나서주어 고맙다”며 “정부가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문구씨는 전했다.

‘작가회의’와 ‘운동본부’측은 국영방송사, 대한적십자사, 통일부 등이 모금, 선적·운송 등에 협력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BYC, 쌍방울 등 수개 업체가 시가 2만5000원 안팎의 내복을 1만원에 준비 중이다.

이 내복은 상표 등을 제거하고 대신 가슴 부위에 ‘따뜻한 가슴, 따뜻한 마음’이란 글자를 새기게 된다. ‘작가회의’와 ‘운동본부’ 연락처 (02)313-1486. 계좌는 국민은행 064-21-0722-071(이문구), 한빛은행 162-170326-02-001(김정환), 제일은행 440-20-224325(이흔복), 하나은행 168-020508-00408(고형렬) 등이다.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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