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6일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 “북한의 부당한 조치로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는 바 정부는 우리 국민보호를 위해 잔류 인원 전원을 귀환시키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후 6시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북한이 개성공단을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우리 국민에 대한 식자재와 의료지원 등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조차 허용하지 않고 우리가 제의한 당국간 대화까지 거부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북한은 남북간 기존합의와 개성공단 관련 법령에 근거해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고, 입주 기업들의 재산을 철저히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 통행을 차단하고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킴으로써 지난 10년 동안 운영돼온 개성공단 가동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북한은 우리의 대화제의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지속하고, 우리 기업인들의 방북마저 불허해 남북간 합의와 북한의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은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전날 북한에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북한이 당국 간 회담마저 거부한다면 우리로선 중대한 조치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거부에 따른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외교안보장관회의에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개성공단을 정상화하는 것이겠지만 무작정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건지, 국민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정상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정식으로 대화제의까지도 했는데 이것마저도 북한이 거부를 했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식료품이나 의약품 등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좀 (반입하게) 해 달라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거부하면서 입주 업체들이나 국민들, 가족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외교 안보 부처 장관들에게 “이 문제를 논의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우리 정부가 공식제안한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안을 거부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북남관계를 전쟁국면에 몰아넣은 주범들이 아직까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기만적인 당국간 회담설이나 내돌리며 우리에게 감히 최후통첩식 중대조치라는 것을 운운해 댄다면 그것은 최후파멸만을 촉진케 할 뿐”이라며 “그처럼 개성공업지구에 남아있는 인원들의 생명이 걱정된다면 식자재가 쌓여있고 의료보장대책이 세워져 있는 남측으로 모든 인원들을 전원 철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국 대변인은 “철수와 관련해 제기되는 신변안전보장대책을 포함한 모든 인도주의적 조치는 우리의 유관기관에서 책임적으로 취해지게 될 것”이라며 “만약 남조선 괴뢰패당이 현실을 외면하고 계속 사태의 악화를 추구한다면 괴뢰당국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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