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간 회담 거부하면 중대 조치"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 16일째인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의하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통일부는 25일 “개성공단 근무자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남북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북한당국에 공식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성명을 통해 “현 개성공단 상황을 장기적으로 그냥 둘 수는 없다”며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와 우리 입주기업들의 피해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24일 개성공단 체류 인원들에 대한 인도적 문제 해소를 위해 우리 측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과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 총국장 간의 면담을 제의했다. 정부는 면담을 제의하며 의료진과 식자재 운송을 위한 최소 인원의 방북을 북한 측이 수용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면담 제의는 물론 우리 측의 요구가 담긴 서면 문건 접수마저 거부했다.

김 대변인은 “면담 거절에 이어 이번에 제의하는 실무회담까지 거부한다면 우리로서는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은 내일 26일 오전까지 실무회담 제의에 대한 입장을 회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당국 간 실무회담 제의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1일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뒤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또 북한이 3일 우리 측 근로자들의 출경을 거부하며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를 취한 지 23일 만이다.

북한이 처음 ‘개성공단 폐쇄’를 거론하며 위협한 것은 지난달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였다. 담화는 “지금 괴뢰패당과 어용언론은 개성공업지구 출입이 간신히 이루어지는 데 대해 ‘북한이 외화수입 원천이기 때문에 여기에 손을 대지 못한다’느니, ‘북한의 두 얼굴’이니 하는 헛나발을 불어대며 우리의 존엄까지 모독해 나서고 있다”며 “괴뢰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 폐쇄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3일 개성공단 출경을 승인하지 않으며 출입을 제한했고, 8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개성공단을 방문해 “남조선 보수당국이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가지고 우리의 존엄을 모독해 사태를 험악하게 몰아간 것으로 하여 공업지구의 운명이 경각에 이르게 됐다”며 북한 근로자 철수를 명령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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